[대전 안전도시를 꿈꾸다]2.재난 없는 도시, 방재 능력을 키우자

[대전 안전도시를 꿈꾸다]2.재난 없는 도시, 방재 능력을 키우자

대전 안전도시 옛말… 방재능력 '취약' 예ㆍ경보와 재난지도 등 활용가능 시스템 구축 시급

  • 승인 2012-10-02 13:00
  • 신문게재 2012-10-03 9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각종 재난의 위험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 재해는 도시의 방재 능력을 뛰어넘는 재난으로 이어지곤 한다.

자연 재해 뿐 아니라 화재와 같이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는 인공적인 재난ㆍ재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요소다.

도시 안에서 발생하는 재난ㆍ재해는 도시의 과밀화가 진행될수록 피해를 확대 재생산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더 크다.

갈수록 예측하기 힘든 기상 상황이 많아지면서 폭우나 폭설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고층 빌딩 화재처럼 도시의 고밀화로 인해 작은 불씨가 큰 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예기치 못한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시의 방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재해 발생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대응 능력을 갖추고 각종 재해가 커다란 재난과 재앙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재대책이기 때문이다.

▲재난ㆍ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 안심은 금물=대전은 다양한 자연적ㆍ인공적 재해ㆍ재난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도시로 꼽힌다.

소방방재청 재해연보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2009년 폭우로 인해 10억8000여 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2010년에는 폭설로 5500여 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며 이 기간 별다른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인적재난 역시 많지 않은 편이다.

소방방재청의 2010년 인적재난 연감에 따르면 대전에서는 화재와 도로교통사고, 산악ㆍ수난 사고 등 모두 7473건의 인적재난 사고가 발생, 934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는 전국 16개 시ㆍ도 중 제주와 울산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는 지형적ㆍ도시환경적 특성상 위험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일 뿐 재난ㆍ재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고 안전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의 문제는 특히 사후 대응 보다 사전 예방과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지나친 안심은 '안전불감증'으로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

▲대전의 방재 능력은?=대전은 재난ㆍ재해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조건을 가진 만큼 조금 더 체계화된 방재 시스템을 갖춘다면 보다 손쉽게 그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소방방재청이 지난해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지역안전도를 진단한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자연재해위험에 대한 지역의 안전정도를 진단한 것으로, 대전의 5개 자치구 중 4곳이 중간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소방방재청의 지역안전도 진단은 최근 10년간 재난발생빈도와 인적ㆍ물적 피해현황 등을 평가한 환경적 위험도 및 이에 대비한 방재성능, 그리고 재해저감 노력을 평가하는 위험관리 능력 등 3개 분야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비춰볼때 재해 발생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대전의 각 자치구가 여타 지역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은 평상시 재해에 대비한 방재능력이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방방재청의 지난해 지역안전도 진단에서 대전 5개 자치구는 안전도에 따른 5개 그룹으로의 분류 결과 4곳이 중간 그룹인 '다' 그룹에 속했고, 1곳만이 상대적으로 안전도가 높은 '나' 그룹에 속했다. 이 진단 결과에서는 '가'에서 '마'까지 5개 그룹 분류 중 '가'에 가까울 수록 안전도가 높고 '마'에 가까울 수록 위험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첨단화된 도시 안전 시스템 구축 필요=대전의 경우 처럼 재난과 재해의 자연 발생률이 낮고 피해규모가 적다는 것만으로 그 도시를 안전한 도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 보다는 상시적으로 재난ㆍ재해의 피해규모와 발생률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재능력이 확보돼야만 비로소 안전한 도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방재능력이란 재난ㆍ재해의 발생 빈도가 아니라 얼마나 예방적 능력을 갖추고 동일한 재난ㆍ재해의 위험으로부터 얼마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가를 척도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방재능력을 키우기 위해 하나의 도시 차원에서 선행돼야 할 것은 재난ㆍ재해에 대비한 유기적인 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우선 행정기관 및 유관기관의 관련 부서 간 유기적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재난ㆍ재해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통합 구축해 관련 정보와 자원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자체적으로 효과적인 재해 예ㆍ경보시스템을 가동해 나가고, 이를 기반으로 사전 대응 및 피해 감소 노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과학적인 방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단순한 발생 정보 뿐 아니라 도시의 특성에 관한 각종 정보가 결합된 재난ㆍ재해 정보를 축적해 그 유형과 특성에 맞는 재해ㆍ재난 지도를 만들고, 이를 지리정보시스템과 연계해 일상적인 감시와 실질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 단위보다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방재정보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재대책이 될 수 있다. 각 도시의 세밀한 특성과 지리적 여건 등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도시안전디자인포럼 방재분과위원장인 이현태 목원대 교수는 “도시 방재와 재해 경감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적인 도시 기반 정비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시스템적으로 재해에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본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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