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강좌를 말하다] 김상기 교수

[명품 강좌를 말하다] 김상기 교수

“대전이 낳은 열사, 항일항쟁 주역으로” 대전의 재발견-단재 신채호의 생애와 사상(김상기 충남대 교수)

  • 승인 2012-09-27 18:31
  • 신문게재 2012-09-28 8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대전연합교양대학 3주차 강연은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가 들려줬다. 유 교수는 백제의 대표적인 유물인 백제 금동대향로를 중심으로 진정한 명작(名作)과 장인정신을 재해석했다. 김 교수는 대전 출신의 대표적인 근대인물인 단재 신채호를 조명했다. 언론가,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의 삶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김상기 교수
▲김상기 교수
#대전에서 태어나다
단재 신채호는 1880년 대전 동구 어남동(현, 대전 중구 어남동 도리미ㆍ생가 사진)에서 부친 신광식(1849~1886)과 밀양박씨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고령신씨 중 일명 산둥 신씨인 문충공파의 고천군파로 문충공 신숙주의 18대손에 해당한다. 7살 때 아버지를 잃었다. 조부 신성우는 아들이 38살로 요절하자 손자를 데리고 청주의 낭성면 귀래리 고두미로 돌아갔다.

신채호는 9살 때에 통감을 뗐으며, 13살 때는 사서(四書)를 독파했다고 한다.

1895년 16세 때 풍양조씨와 혼인해 1909년 아들 관일을 났으나 같은 해 사망하자 아기 문제로 부인과 별거했다.
1898년 서울로 올라가 성균관에 들어갔다. 1898년 19세 때 독립협회운동에 참가했다가 옥고를 치렀다. 청주로 돌아와 1901년 청주에 문동학원을 설립하고 교사로 활동했다.

#항일운동의 중심에 서다
1905년 황성신문 주필이었지만, 폐간당하자 1906년 대한매일신보로 옮겨 애국계몽운동을 전개했다.

1910년 4월 중국으로 망명했다. 1914년 서간도 환인현에 있파 동창학교 교사가 됐으며, 이 시기 만주 일대를 답사하며 고대사 연구에 주력했다. 1917년 상해에서 대동단결선언에 참여했고, 1918년 북경의 보타암이라는 절에 들어가 조선사를 집필했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조직되자 의정원 의원에 선임됐다. 그러나 이승만의 외교 노선에 반대해 의원직을 사임하고 북경에서 군사통일회의를 소집했다. 이회영, 박용만 등과 함께 무장단체 조직을 주장했다.

1920년 41세에 이회영의 부인인 이은숙 여사의 중매로 박자혜 씨와 재혼했다. 당시 26세의 박 씨는 3ㆍ1운동 당시 간우회 사건을 주도하고 북경으로 망명해 연경대학 의예과에 다니고 있을 때였다.

1923년에는 의열단 선언인 조선혁명선언을 작성했다. 그러나 다음해 3월 북경의 관음사에 들어가 49일 동안 스님이 되는 단식 절차를 거치고 승려 생활을 하면서 집필 활동을 했다.

1925년엔 유자명, 이회영과 아나키즘에 심취해 무정부주의 동방연맹에서 활동했다. 1927년 홍명희의 요청으로 신간회 창립총회에서 중앙위원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1928년 5월 대만 기륭우체국에서 군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위폐를 교환하다가 체포돼 대련감옥으로 이송됐다. 1930년 5월 10년형을 선고받고 여순감옥으로 이송됐다. 1936년 2월 뇌일혈로 사망한 후 청주 귀래리 고두미 마을에 안장됐다.

#신국가 건설을 말하다
신채호의 학문은 한학에 기초하고 있다. 주자학의 위정척사론보다는 동도서기론적인 학풍과 구학(舊學)을 예(體)로 삼고 신학(新學)을 용(用)으로 삼는다는 구체신용론(舊體新用論)의 영향을 받았다.
1898년 만민공동회에 참여 계기로 적극적인 개화파로 변모했다.

1906년 대한매일신보사 주필이 된 그는 존화사상과 사대주의를 비판했고, 근대민족주의 사관을 제시했다. 또 신학설, 신사상, 신제도, 신습속을 주장하면서 신문명에 의한 신국가 건설을 역설했다.

신채호는 문학이나 언론, 불교학 등 철학에도 뛰어났으며, 특히 역사학을 전공해 민족사학을 정립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역사학자였다. 말년에는 아나키즘에 심취하기도 했다. 신채호의 학문에 대한 태도는 매우 엄격했다.

자신의 원고를 타인이 가감하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았다. 또 조선일보에 연재되는 『조선상고사』가 너무 단정적이고 완벽한 것이 아니라면서 연재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등 학문의 엄격성을 몸소 보인 역사학자였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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