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관리 '3농 보조금' 줄줄

道 수억원대 예산 눈먼돈 우려… 부당수령 페널티 강화도 필요

예산 영농조합법인의 농업보조금 편취 사건을 계기로 충남도 핵심사업인 '3농혁신'의 각종 보조금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 수억대의 농업보조금이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쌈짓돈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

특히 민선 5기 들어 농업보조금 부당 수령 사례가 처음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선 페널티를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26일 충남도에 따르면 3농혁신 정책에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4년간 4조30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분야별 예산을 보면, 친환경ㆍ고품질농업 분야 62개 사업에 1조2355억원을 비롯해 살기좋은 마을만들기 분야 20개 사업에 1조424억원, 산림자원육성ㆍ활용 분야 27개 사업에 6107억원, 선진축산업 분야 77개 사업에 4501억원, 청정수산 분야 61개 사업에 4363억원, 지역순환식품체계 구축 분야 31개 사업에 2251억원, 도농교류ㆍ농어촌응원운동 분야 26개 사업에 1544억원, 농어업 6차 산업화 분야 31개 사업에 1454억원, 지역리더양성 분야 8개 사업에 82억원 등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 사업에는 수억원의 보조금이 시ㆍ군을 통해 영농조합법인으로, 다시 개인 사업자에 내려 보내진다.

문제는 농업정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보조금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데 있다.

도가 할 수 있는 것은 시ㆍ군 공무원과 보조금 수령 단체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보고서 형태의 점검을 받는 것이 고작이다. 농업보조금을 집행할 뿐 실질적인 점검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각종 농업 관련 보조금을 총괄하는 부서를 만들어 보조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심사를 강화하는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농업보조금 부당수령에 대한 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법에는 농업보조금을 부정한 목적으로 받은 경우 해당 영농조합 등에는 5년간 지원이 중단된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3농혁신 보조금을 총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해당 부서별로 할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보조금 지원사업에 대해 심사를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경찰서는 지난 25일 허위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 한 뒤 친환경농업 분야에 지원되는 보조금 5억3000만원을 부당 수령한 영농조합 대표 등 11명과 이를 방조한 공무원 5명 등 16명을 검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