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사진>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2010년 데뷔작인 '제빵왕 김탁구'는 시청률 45%를 넘었고 '오작교 형제들'은 40%에 육박했다. 숫자만이 아니다. 주원의 안정된 연기력은 눈에 띄게 무르익었고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전작들보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최근 종영한 '각시탈'은 배우 주원의 성장세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만난 주원에게 한 첫 질문은 '목 상태는 괜찮은가'였다. '각시탈'에서 워낙 소리를 지르는 신이 많았던 탓에 걱정이 됐다. “좀 안 좋아지긴 했는데 감정을 컨트롤하면 안 되는 캐릭터라 그냥 제 자신을 놔버렸다”는 주원의 말을 들으니 목 상태를 걱정하며 연기를 했다면 그런 열연을 펼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했다.
“'각시탈' 들어갈 때부터 포기했어요(웃음). 이강토는 망가지건 말건 표정도 감정도 제 스스로를 완전히 놔버려야 할 것 같았거든요. 대본을 보면 제 대사에 느낌표가 굉장히 많아서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어요.”
“한 신 끝나면 손발이 저리고 호흡이 엄청 가빠졌다”고 말할 만큼 혼신의 연기를 펼쳤지만 그래도 후회되는 부분이 있단다. 들어 보니 그 순간엔 분명 최선을 다 했지만 지나고 보니 생기는, 배우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욕심이지만 말이다.
평소의 주원은 추리닝을 즐겨 입고 꾸미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스타일리스트가 '추리닝 금지령'을 내리기도 할 정도로 멋을 내는 데 무디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주원은 다르다. “맞는지 틀린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 생각했던 것이 충분하게 표현이 안 되면 많이 예민해진다. 잘 안 되면 정말 환장할 것 같다”며 웃는 그다. 그래서 더 성장속도가 빠른지도 모르겠다.
그가 '넘어야 할 산'으로 로맨스 연기를 꼽았다. “로맨스나 멜로도 하고는 싶어요. 그런데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생각한 게 멜로가 가장 예쁘지만 제일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사람의 감정 중 사랑이 가장 어려운데 표현하려면 더 어렵겠죠. 개인적으로 사랑이 어렵고 여자 마음도 모르겠거든요.”
훤칠한 키에 탄탄한 몸 그리고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얼굴의 남자가 하는 말이라고 하기엔 뭔가 어색하다. 하지만 연기에만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잘 생긴 편에 속하는 것 같은데 많이는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전 재미도 없고 멋있지도 않다. 그 누구보다 평범한 것 같다”고 덧붙이는 주원. 인정하긴 어렵지만 백번 양보해서 평범하다고 하자. 그래도 양보할 수 없는 건 배우로서 주원은 특별하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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