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은 코스트코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위해 법률 자문을 검토한 결과, 부정적 의견이 나옴에 따라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24일 중구청 등에 따르면 5월 27일부터 7차례 의무휴업을 준수하던 코스트코는 지난 9일에 이어 23일에도 영업을 강행했다.
코스트코는 체인스토어협회 등이 주도한 소송에 참여하지 않아 그동안 다른 대형마트 등과 달리 의무휴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9일부터 다시 영업을 강행하면서 중구청을 곤혹스럽게 하는 상황이다. 특히 코스트코는 대전을 비롯한 전국 매장의 의무휴업일 영업을 강행하면서 홈페이지에 의무휴업일 영업에 대한 게시글을 올려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게시글에서 “법원 판결 결과, 현재 지자체가 적법하지 않은 조례를 집행한 것이고, 코스트코 역시 그 법률의 영향을 받는 유사한 당사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따라서 다른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영업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코스트코의 의무휴업일 영업 강행에 따라 서울 지자체는 지난 9일 이후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강력 대응을 취하고 있지만, 대전을 비롯한 타 지자체들은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중구청 역시 변호사 자문을 통해 과태료 부과를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자칫 과태료 부과 처분 취소 등 역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스트코가 대형마트 등이 제기했던 의무휴업 집행정지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과태료 부과에 따른 소송의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구청 한 관계자는 “변호사 자문 결과, 현재로서는 의무휴업에 대한 조례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이같은 조례로 과태료를 부과할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지금으로서는 의무휴업을 강제할 근거가 없어 유통산업발전법 조례 재개정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조례에서 문제가 됐던 구청장 재량권 침해 부분도 없애면서 강제조항을 임의조항으로 변경하는 등 유통산업발전법이 정한 범위 이내에서 의무휴업을 시행토록 할 계획”이라며 “조례 재개정의 입법 예고와 안건 상정이 마무리됐고, 다음달 2일부터 의회 회기가 시작되는 만큼 오는 11월부터는 의무휴업을 다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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