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애숙 대전지방기상청장 |
가을은 풍요로운 계절이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마냥 흥겹게 들린다.
가을이 오면 한 번쯤 읊어보는 시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고자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울던 것처럼'이란 문구가 떠오른다. 우리가 맞이할 가을을 풍요롭게 느끼게 하려고 봄부터 가뭄으로 애를 태우고 여름엔 10여일이 넘게 지속된 폭염과 열대야로 지치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더위 때문에 미뤄뒀던 아침운동도 새로 시작하고 독서를 하면서 마음의 양식을 비축해 몸과 마음을 살찌우고 싶다.
환절기에는 건강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일교차가 커지고 건조해지면서 감기와 비염 같은 유행성 질환에 쉽게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에서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각종 보건지수를 생산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발표한다. 발표되는 보건지수는 기온, 기압, 습도 등의 기상조건과 계절별 요인 등의 기상 이외의 요소에 따른 발생 가능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천식가능지수, 뇌졸중가능지수, 피부질환가능지수, 폐질환가능지수, 감기가능지수가 있다. 특히 감기환자 수는 가을부터 증가해서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실내생활이 많아져 바이러스 전파 확률이 높아지는 겨울에 가장 많고 봄까지 지속된다.
일교차가 커짐에 따라 급격한 기온변화는 신체의 체온유지를 방해한다. 야외활동이 많은 봄, 가을에는 일교차가 커서 감기환자가 증가하고 전염력도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가을로 접어들면서 건조한 날씨는 인체의 코 점막을 건조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감기나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식습관은 물론 면역력 증진을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음식과 차를 통해 체온을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외출 후 양치질과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가을이 오면 산과 들에 오곡백과가 넘쳐나서 보는 사람의 마음도 저절로 넉넉해진다. 과일뿐만 아니라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은 봄꽃과는 다른 느낌으로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하늘은 더없이 높아지고 푸르러서 자연스레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그렇지만 날씨가 건조해지고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신경을 써서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에서는 산불과 관련해 대기의 건조정도를 참고해 전조특보를 발표해 산불 등 화재에 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민족최대 명절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지난 여름동안 미처 살펴보지 못한 산소를 둘러보고 벌초하러 다들 몸과 마음이 바쁠 때다.
이럴 때 일수록 벌에 쏘이거나 야생동물에게 공격을 받은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심한 경우 야생벌에 쏘여서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추석 귀성객을 위해 명절기간 동안 일일예보와 기상특보 같이 단순하게 생산되는 기상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보를 전달받는 수요자중심의 관점에서 필요한 기상정보를 가공해 해당기관에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해 편리하고 안전한 귀성길로 이번 추석은 이웃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명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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