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자주 보도되는 중국산 불량식품이나 일본 방사능 오염 등에 대한 불안감이 먹거리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소비자 503명을 대상으로 '수입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구매행동'을 조사했다. 이 결과,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식품의 안전에 대해 응답자 70.8%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24.0%로 나타났고, '안전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5.2%에 불과했다.
연령대별로는 젊은층보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76.4%가 수입산 식품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40대 72.9%, 30대 67.7%, 20대 56.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원산지별로는 중국산 먹거리를 가장 많이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식품에 대해 응답자 89.7%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일본산과 미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일본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은 67.2%로 조사됐고, 미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감은 62.6%로 집계됐다. 반면, 유럽산과 호주ㆍ뉴질랜드산 식품에 대해서는 각각 23.1%와 16.9%만 불안하다고 느껴 상대적으로 안전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먹거리 중 불안한 품목으로는 축산물이 51.2%로 가장 높았고, 농산물(40.7%), 수산물(28.1%), 건강기능식품(13.4%), 유가공품(12.6%), 양념류(12.0%) 등이 순이었다. 이처럼 수입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싸도 국내산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국내산 식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는 64.8%로 조사됐고,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5.3%에 그쳤다.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19.9%에 달했다.
국내산과 수입산에 따라 식품 선택 기준도 달라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산 식품에 대해 응답자들은 신선도(50.1%)와 유통기한(37.2%), 안전인증마크(30.2%), 원산지역(29.8%), 영양 및 성분표시(13.5%), 포장상태(2.8%)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반면, 수입식품에 대해서는 원산지(71.4%), 유통기한(35.2%), 안전인증마크(31.6%), 신선도(19.9%), 영양 및 성분표시(9.5%), 포장상태(6.6%) 등을 중시했다.
수입식품 구매시 가장 불안한 쇼핑 장소로는 인터넷이 62.6%로 가장 높았고, 전통시장 55.9%, 슈퍼마켓 52.1%, 홈쇼핑 47.1%, 대형마트 14.5%, 백화점 10.9% 등의 순이었다.
식품안전에 대한 정보 습득 경로로는 TV와 라디오 등 방송매체가 55.3%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42.1%, 신문 등 인쇄매체 26.0%, 주위사람 21.5% 등이었다.
수입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개선돼야 할 과제로는 44.1%가 수입식품 안전기준 강화를 꼽았고, 검역 및 검사 강화 38.6%, 불법 수입식품 관리 강화 29.6%, 위해식품 신속 수거 및 정보 제공 26.4%, 식품안전 인증제도 확대 24.5% 등이 제시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산 불량식품 문제, 일본 방사능 오염 등이 수입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같은 불안감은 외국 음식문화에 익숙한 젊은층보다 밥상 안전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에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본격적인 FTA시대를 맞아 수입식품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나 가공, 판매단계까지 식품이력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식품이력추적관리제도 등을 확대해 소비자 불안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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