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일]대전의 미래에 대한 두가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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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일]대전의 미래에 대한 두가지 우려

[기고]육동일 충남대 교수

  • 승인 2012-09-20 14:40
  • 신문게재 2012-09-21 20면
  • 육동일 충남대 교수육동일 충남대 교수
▲ 육동일 충남대 교수
▲ 육동일 충남대 교수
대전은 지금 위기다. 대한민국 중앙행정의 중심이 세종으로 이전하고, 충남 행정의 중심이 80년만에 대전에서 내포 신도시로 이전하는 대변혁기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전시는 대전의 미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철저히 분석해서 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진행되는 일련의 대전 현안들을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는 것이 많은 시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특히 다음의 두가지 사안에 대해서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걱정이 크다.

# 롯데테마파크, 독인가 약인가?

우선, 대전시와 롯데가 대전의 가장 중요한 요지에다가 급하게 조성하려는 테마파크가 걱정이다. 테마파크는 특정주제를 정하여 그 주제에 맞는 오락시설과 건축, 조경 등의 연출이 이루어지는 공원을 말한다. 1955년 디즈니랜드가 기존의 파크들과 차별화된 테마를 가지고 대규모 시설을 개장하면서 크게 성공하자, 지난 50여년간 세계 각국에서 큰 붐이 났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만 가던 기존의 테마파크가 미국, 유럽, 중동에서 연달아 도산했다. 새로 조성하려던 계획들도 취소 내지 변경되고 있다. 경기침체, 고객감소와 취향의 변화, 출혈경쟁 등이 그 주요 요인이다. 이제 테마파크의 거침없는 성공신화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테마파크의 조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세가지 사과가 등장한다. 첫째, '뉴톤의 사과'에 비유된다.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그 지역에 무엇인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 생겨냐야 한다는 것이다. 즉, 테마파크는 과학적이고 창조적이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둘째, '아담과 이브의 사과'에 비유된다. 테마파크의 조성에 따라서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테마파크를 계획할 때는 약을 극대화시키면서 독은 최소화시키는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윌리엄 텔의 사과'에 비유된다. 테마파크의 건설은 분명한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는 뜻인데 그것은 주민들의 공감대를 얼마나 받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에는, 주민들이 정확한 정보와 사실을 알고 있는 가운데 충분한 판단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롯데 테마파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연 과학도시 대전의 비전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창의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조성 후에 나타날 갖은 부작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예측해서 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시민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와 자료는 제공하고 있는지는 모두 대전시의 책임이다. 과연 대전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우려가 크다.

# 메갈로폴리스냐, 콤팩트시티냐?

대전시는 이제 미래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대전시는 1932년 충남도청의 이전, 1998년 대전3청사의 이전 등으로 오랜동안 신행정의 중심 그리고 충청권의 중심도시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대전시민들이 원하든 원치않든 이제부터는 다를 수 있다. 세종시와 내포신도시가 대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전시는 중부권 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신 수도권의 중심 거점도시로서 미래 중부권 '메갈로폴리스' 육성을 꿈꾸고 있다. 대전 위주로 짜여져 있는 이 거대도시권 형성에 대해서 세종시와 충남ㆍ북은 당연히 달가워 하지 않는다. 대전이 더 이상 중심이 되기를 원치않는 것이 그 이유다. 여기에다 롯데 테마파크까지 조성되면 대전은 더 이상 중부권의 중심이 아님을 확정하는 셈이다. 이제 대전은 '콤팩트시티'로 가야 한다. 과학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재생과 자족의 내실있는 도시가 되는 것이다. 지금 대전은 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 미래를 보는 혜안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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