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우영]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세설]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승인 2012-09-19 14:11
  • 신문게재 2012-09-20 21면
  •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작가·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대전 중구 어남동에 있는 중구 직영 화훼생산단지(화훼포)를 가기 위해서 중구청 공원과 최창수 녹지담당과 함께 길을 나섰다. 길가 양 옆에는 코스모스가 하늘거리며 사이좋게 피어 가을을 찬미하고 있었다. 저만치 논에는 벌써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산자락은 푸른 초목으로 우거져 조만간 안토시안(Anthocyan)단풍으로 채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든 식물의 꽃과 열매, 잎 등은 수용성 색소를 지니고 있다. 식물의 색소 배당체인 안토시아닌과 그 아글리콘(非糖部)인 안토시아니딘의 붉은색과 카로티노이드의 노란색, 푸른색, 보라색 꽃이나 봄의 새눈, 가을의 단풍 등은 갖가지 예쁜 색깔로 물 들어 간다.

이 오묘한 자연의 진리와 계절의 윤회(輪廻)앞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 인간은 갖은 머리를 짜내지만 부족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우리는 범사에 겸허함과 학동(學童)의 자세로 되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차창 밖으로 펼쳐진 위대한 자연에 대해 생각하는 사이 우리를 태운 차는 산길 아래 소나무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었다. 중구 직영 화훼생산단지는 어남동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 못미처 왼쪽 오솔길을 돌아 안온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스프링클러가 시원하게 물을 뿌리며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열을 지어 서 있는 비닐하우스 꽃묘장에서는 몇 분의 일하는 아주머니들이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열심히 꽃을 손질하고 있었다. 잠시 후 중년의 한 사람이 다가오며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장용혁 입니다.”

“네, 꽃 구경왔어요.”

“잘 오셨어요.” 하며 중구 화훼포 관리책임자인 장용혁 직원은 화훼포 이곳 저곳을 안내하며 꽃자랑에 여념이 없다. 이곳 화훼포에서는 매년 계절별로 국화 등 10여종 10만 포기의 꽃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국화가 꽃망울 터뜨리기 직전이란다. 화훼포단지 곳 곳에 아름답게 피어 저마다 제멋과 향기를 뽐내고 있는 꽃들을 둘러 보았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국화가 가지런히 자리를 하고 있다. 국화는 여러가지 색상이며 꽃말은 성실과 진실, 감사, 사랑 등이란다. 베고니아는 추운 겨울 날씨를 잘 버텨낼 수 있는 꽃으로서 크리스마스에 많이 사용하며 꽃말은 열정, 지식의 발달, 세력, 정조, 지혜 등이다. 사루비아는 꽃 잎으로 치아를 닦으면 깨끗해진다. 꽃말은 정열적인 사랑과 달콤한 보금자리다. 비닐하우스 저 쪽에 나홀로 피어있는 관상용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란다. 국화과로서 아프리칸 메리골드라고도 한다고 한다. 예쁘고 다양한 모양새의 꽃구경을 마치고 최창수 녹지담당과 나오면서 유익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저 길가에 서 있는 가로수, 가로화단, 수벽 가로수, 녹지대 등이 그냥 저 혼자 성장하는 것 같아도 그러치 않아요.”

“저절로 햇빛과 비를 쏘이며 성장하는 것 아닌가요?”

“아니예요? 1년에 몇 번씩 수형 조절전지와 송충이와 싸워야 하는 농약치기, 여름철 가뭄에는 급수 등 하는 일이 많아요.”

“아, 그렇군요.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은 저 가로수나 길가 잘 가꾸어진 꽃들이 그냥 저절로 자라나는줄 알거든요.”

“허허허… 아니예요. 사람도 세월이 오래되면 저물듯이 저 꽃들도 1년초로서 한 계절씩 피고 퇴화되면 계절별로 꽃을 새로 심어야 된답니다.”

어남동에서 차를 타고 나오는 길가에 핀 가로수와 야생화들을 보며 중구청 공원과 꽃담당 직원들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그야말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 실감이 난다. 저들의 고단한 노동으로 부르튼 손 발이 있어 우리는 곱게 자란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 인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가득한 오늘 문득 가수 '안치환'이 불러 잘 알려진 노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이 생각이 난다.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내 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깊을 수 록 말 없이/ 서로를 쓰다 듬으며/ 부둥켜 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 지를/ 으음-음-- (中略)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 모든 외로움 이겨낸 바로 그 사람/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의 온기를 품고 사는/ 바로 그대/ 바로 당신/ 바로 우리 우린 참사랑//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3.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4.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5.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1.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2.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3. KT&G 상상마당 제7회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 '설공찬' 최종선정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