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우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역본부장 |
베를린의 소니센터는 20세기 후반 독일 문화부흥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베를린 영화제의 주 무대로 사용되고 있으며 독일의 랜드 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건물로 1일 방문객이 5만 명에 달하고 연간 약 10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베를린의 상징적인 빌딩 중의 하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만 베를린의 중심에서 도시를 대표하는 건물의 소유주가 국민연금공단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왠지 모르는 자부심도 생겼다고 한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웬 부동산 투자를 하는가라는 의문이 앞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2008년 미국에서 터져나온 금융위기는 불황을 모르고 치솟던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장기 침체로 예상되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위협적인 요인이 되었지만 동시에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기금의 관점에서 볼 때 좋은 자산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1997년 IMF 당시 외국 자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물을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매입한 건물들 중 2010년 2월에 1800억 원을 투자해 12%의 지분을 매입한 영국 런던의 개트윅 공항은 2011년 한해만 760억 원 상당의 투자수익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베를린 소니센터를 포함한 각 나라의 랜드마크인 런던 HSBC타워, 시드니 오로라 플레이스 등 12개 해외부동산과 런던 개트윅 공항 등 4개 해외인프라(SOC) 및 브라질 CBMN(기업지분투자) 등을 통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2010년 해외 부동산 투자를 통한 연 수익률은 18%를 달성했으며 2011년 기금운용수익률에서 부동산을 포함한 해외 대체투자(부동산, SOC, 사모펀드) 수익률은 12.03%로 1988년 이후 전체 기금운용 누적 수익률(6.64%)의 2배에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난 5월에는 이러한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지역의 권위있는 부동산 투자 전문지인 'IP Real Estate'로부터 우수한 투자성과, 투명성 및 혁신 제고 노력을 인정받아 '최우수 기관투자가'로 선정됐다.
공단에서는 투자에 대한 위험관리를 위해 종합리스크관리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의 안정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대체투자에는 실사단계에서부터 위험관리부서가 참여해 위험요인들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는 체계를 갖췄다. 실제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장기적으로 임대 수익이 보장되는 형태로만 진행하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시장의 장기 침체 속에서도 국민연금 기금 수익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연평균 7.2%의 수익률을 나타냈고, 1988년 제도 도입이후 누적 평균 수익률은 6.6%를 나타내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핵심은 안정성과 수익성의 조화라고 볼 수 있다.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 및 재정위기로 인한 장기적 경기침체 등을 감안할 때 안정성과 수익성의 조화는 더욱 더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기금 운용의 수익과 안정은 곧 연금제도의 장기적 발전 및 국민들의 제도 신뢰와 직결되는 부분으로 높아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를 보다 철저히 관리해 나가면서 투자다변화 전략을 보다 신중히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