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시대, 소통의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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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 시대, 소통의 몸부림…

화려한 도시속 소외된 현대인들…몸짓으로 공간에 대한 해답찾기 ●2012 메타댄스프로젝트 19일 충남대 정심화문화회관

  • 승인 2012-09-12 14:05
  • 신문게재 2012-09-13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숨 가뿐 일상에 쫓겨 살아간다. 사람들은 거대한 사각형의 그물들로 짜여진 일상이라는 엄혹한 규율 아래 잠시의 여유도 갖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소소한 상처와 슬픔을 싸고 풀고를 거듭한다. 빽빽한 도시와 숨 가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소통 문제를 몸짓언어로 풀어낸 현대무용단 메타댄스프로젝트(예술감독 최성옥)의 무대가 펼쳐진다.

▲ 최성옥 예술감독의 창작품  '레드문(Red Moon)'.
▲ 최성옥 예술감독의 창작품 '레드문(Red Moon)'.
오는 19일 오후 8시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정심화 홀 무대에 오르는 이 단체는 충남대 무용학과 현대무용전공 졸업생으로 이뤄졌다. 2001년 창단한 이 단체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 다수의 초청공연 및 기획공연에 참가해 지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메타모포시스(Meramorphosis)-춤, 몸, 공간의 변주를 위한 네 개의 시선'이다. 탈바꿈, 변신, 변태를 의미하는 미학적 용어인 이 단어는 무용을 벗어나 다시 무용으로 돌아가자는 획기적인 발상을 시작으로 현시대에 왜곡되고 있는 무용의 여러 형식들을 사정없이 뒤집어 본래의 무용이 가진 형식, 몸의 움직임, 공간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공연은 일상적인 행위와 춤, 몸과 오브제의 경계를 허물고 장면의 특성에 따라 신체를 왜곡하거나 색채를 선명하게 대비시키는 등 작품마다 주제성을 강조했다. 서로 다른 네 이야기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연결해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하나의 독창적인 공연형식으로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 '레드문(Red Moon)'은 최성옥 예술감독의 창작작품으로, 숨 가쁜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중년 여성의 부조리한 삶을 그렸다, 여성의 한 단면과 그 내면, 존재의 아픔 등을 달과 물의 이미지로 시각화한 시적 연출로 풀어냈다.

곽영은씨가 안무를 맡은 '사막기행'은 인간의 존재성, 진정한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관계에 대해 춤으로 담아냈다. 황량한 도시에서 관계없는 만남을 거듭하는 현대인들. 사람들로 가득차 소란스러운 도시에서 오늘도 가족, 친구, 동료 등 수많은 이와 만나지만, 그럼에도 늘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작품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만난 것일까, 만나지 못한 것일까?”라고. 전병희씨가 안무를 맡은 '인 더 정글'은 적자생존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의 불안한 상황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살아남기 위해 항상 긴장된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의 속을 알 수 없는 긴장감 속에 몸과 마음의 변화를 맞게 된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우리도 이에 대처하기 위해 본래 자신과는 다른 성질을 가진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은 메타댄스 프로젝트의 회장을 맡고 있는 장희재씨의 안무 작품 '달콤한 살벌한 너의 도시'로 막을 내린다. 화려한 도시와 소외된 현대인들의 대조적인 모습을 담았다. 풍요 속의 빈곤처럼 현대인은 현실 속에서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은 고독과 추락으로 뒤섞여 있다. 하지만, 도시의 밤은 여전히 화려하다. 이미 공기가 사라진 풍경만이 아름다운 도시다.

최성옥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에서는 현대사회의 폭력성과 비인간화, 소통의 문제들을 정제하지 않은 몸짓과 에너지로 뿜어낼 것”이라며 “동문 단체 성격을 가진 메타댄스프로젝트의 새로운 작품 방향을 제시해 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2만원, 학생 1만원. 공연문의 042.821.6483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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