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업단지 내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직장인 박모(33·여·동구 가오동)씨는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이 아이들 키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을 친정에 맡기고 직장에 다닌다는 박씨는 “직장생활과 가사 일을 병행하고 있어 여성 근로자들은 육아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며 “직장 인근 보육시설 설치는 근로 의욕을 높이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 대덕산업단지의 한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모(30·여·대덕구 법동)씨는 “육아 부담으로 둘째 아이 낳는 것은 오래 전에 포기했다”면서 “현재 집 근처에 있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고 있는데, 직장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항상 불안한 마음”이라고 걱정했다.
최근 지역에서도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일하는 주부 '워킹맘'이 늘면서, 대전지역 산업단지 내 영유아 보육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덕구 대화동 대전산업단지의 경우 현재 4000여명(임시직 포함)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여직원은 1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보육시설은 전무한 상태인데다 향후 조성계획도 없어, 근로자들이 보육시설 조성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3000여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있는 대덕산업단지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옆 문평동(문평 어린이집)에 단 한 곳의 보육시설만 시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입주기업에서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유한킴벌리 단 한 곳뿐이다.
이로 인해 2010년 대전시와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이 보육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했지만, 현재 답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산업단지협회 관계자는 “직장을 다니는 주부들의 입장에서는 아이를 맡기는 일로 인해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보육시설의 중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권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은 “대전시의 당초 계획대로 보육시설을 조성했다면 공단의 여성 근로자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현재는 보육시설 조성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만일 조성이 됐다면 어린이 놀이공간과 수영장 등이 마련돼 큰 인기를 얻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벤처기업들이 운집해 있는 대덕밸리의 경우도 영유아 보육시설은 전무한 상태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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