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인분둔갑 '불법 반입'

의혹보도 후 단속 나서자 반입량 절반 이상 줄어 '피하고 보자'식 풍선효과 우려… 후속대책 절실

<속보>=천안시 하수관거사업으로 분뇨반입량이 대폭 줄어야 하는데도 오히려 폭증했던 기현상은 일부 수거업체가 가축분뇨를 인분으로 반입시켰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인분으로 둔갑하던 가축분뇨 대부분이 아직도 축산하수처리시설로 반입되지 않아 일시적으로 단속을 피하려는 '풍선효과'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천안시 환경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7월 5일부터 고농도 가축분뇨와 산업폐수의 불법 반입을 단속한 결과 하루 평균 단속 이전인 6월 544㎘에서 7월 268㎘, 8월 230㎘ 등 절반 이하로 줄었다.

천안지역 분뇨는 하수관거 1단계가 완료돼 그동안 가정에서 업소들이 탱크로리를 이용해 거둬가던 30%가 관로를 타고 환경사업소로 직접 모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하루 평균 350㎘의 탱크로리 차량을 이용한 분뇨 반입량이 70%인 245㎘보다 적어야 하지만, 올 들어 하루 최대 600㎘까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는 환경사업소는 하루 분뇨처리량 310㎘의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일감이 줄어든 일부 분뇨운반 업체들이 생활분뇨에 고농도의 축산분뇨나 산업폐수, 심지어 병원폐수까지 섞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속에 나선 시는 그동안 분뇨 수집ㆍ운반업체 17개소에 대해 시료채취 등 집중단속해 가축분뇨를 수집해 병천면 하천변에 버린 1개 업체를 적발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환경사업소로 반입되던 가축분뇨는 없어졌지만, 천안시 성환읍 가축분뇨처리시설의 처리량은 하루 평균 120㎘에서 150㎘로 30㎘밖에 늘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시 환경사업소에서 단속으로 줄어든 314㎘의 대부분인 284㎘가 증발된 셈이다.

분뇨처리업계에서는 시의 단속이 강화되자 축산업체들이 당분간 자체저장을 늘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는 액체비료로 만들어져 휴경농지 등에 뿌려지지만 신고 미만 일부 농가들은 그대로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수거업체는 단속이 강화되자 수거된 축산분뇨를 하천변이나 야산 등에 몰래 투기하다 적발되는 등'풍선효과'에 따른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가축분뇨처리시설의 확대도 요구된다. 천안시 가축분뇨처리장의 처리용량은 하루 120㎘에 불과하지만, 현재도 30㎘를 늘려 반입되고 있어 시설확장이 요구된다.

가축분뇨처리장 관계자는 “환경사업소 생활분뇨처리장의 불법 반입량이 모두 온다면 실제로는 이를 받아줄 수 없는 처지”라며 “단속도 중요하지만 처리용량을 늘려 풍선효과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맹창호 기자 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