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더 레이디]우리가 몰랐던 '아웅산 수치' 이야기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더 레이디]우리가 몰랐던 '아웅산 수치' 이야기

아시아 민주화의 상징인 그녀도 아내였고 어머니였다 감독:뤽 베송 출연:양자경, 데이비드 듈리스

  • 승인 2012-09-06 14:29
  • 신문게재 2012-09-07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영국에서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들의 엄마로 평범하게 살던 수치는 위독한 어머니를 간호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온다. 군부 독재 아래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바람을 받아들여 민주화 운동에 나선다.

“피를 흘리지 않고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탄생시키려는 노력이 인류에게 희망이라고 생각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뤽 베송 감독은 '더 레이디'를 이렇게 소개했다. 아웅산 수치. 아시아 민주화의 상징이자 평화의 아이콘, '철의 난초'라 불리는 인물. '더 레이디'는 수치 여사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다.

15년의 길고 긴 연금 생활에서도 독재정권과 '평화'를 무기로 싸운다. 하지만 영화는 독재에 항거하는 투사의 이미지로 수치를 내세우지 않는다. 시위 중인 대학생을 현장에서 총살하는 군부, 부상당해 병원에 실려 오는 학생을 보며 충격을 받는 모습은 있지만 짧다. 자신을 겨눈 총구를 향해 맨 몸으로 걸어가는 가슴 저릿한 장면도 있다. 그보다 가족과 떨어져 살며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한 여인의 일상과 심리를 진득하게 응시한다. 오히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은 남편 마이클 에어리스다. 암과 싸우는 와중에도 외국인으로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그는 수치를 대신해 동료들의 안전을 정부에 요구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며, 수치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올리고, 두 아들의 뒷바라지까지 한다. '내조의 왕', 남편의 모습이 외려 인상적으로 남는다.

그래도 수치가 가진 본질적인 에너지가 영화를 지탱한다. 강인하지만 약하고, 냉철하지만 따뜻한 인간적인 힘. 수치를 체현하듯 그려낸 양자경의 연기는 최고다. 국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내'가 아닌 '타인'으로 살아야 했던 수치의 삶은 어떻게 사는 게 '가치 있는 삶'인지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준다. 영화는 132분으로 끝이 나지만 미얀마의 민주화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