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인 한밭대 창업대학원 사업단장 |
현장에서 만나 본 사람들에게 흔히 듣는 중요한 질문들이다.
일자리 창출방법이 대기업 중심에서 창업 및 중소벤처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정책적으로 대학에 창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부터 산학협력을 통한 창업교육 강화 및 기초연구의 사업화 등을 추진 중이다. 교과부의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과 중소기업청의 창업 선도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대학은 창업교육센터를 설치하여 창업교육을 총괄하고, 대학 내 창업교육 체제 구축 및 학생창업에 대한 지원강화를 추진 중이다.
창업 교육을 통해 창업이 정말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는 '그렇다'와 '아니다'라는 찬반이 존재한다. 학부 수준에서 창업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창업교육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준비는 거의 안 된 상태다. 지금까지의 학부 수준의 창업교육은 창업가 1인의 경험담을 담은 특강 형태나 경영학의 기능별 분야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경영학 중심의 과목개설은 기존 기업들, 특히 성장이 이루어진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학문이기 때문에 예비기술창업이나 이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적합하지 못하다. 대학원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창업교육은 학문적인 목적을 두고 있거나 전문성이 높아, 이를 그대로 학부에 적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대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창업교육도 새로운 가치창출에 초점을 두기보다 가치 활용 측면이라 여전히 경영학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그렇다면,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위험이 큰 대학생 창업 방향을 어떻게 건전하게 유도할 수 있는가. 어떤 사전준비가 필요한가. 첫째, 창업의 정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흔히 창업을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 것(start-up)이라는 정의를 벗어나야 한다. 더 폭넓은 정의로서 회사나 조직에 입사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는 역량까지 포함해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학문적으로는 사내창업( corporate entrepreneurship)이라고 부른다. 이 개념하에서 대학의 창업교육은 공대나 경상계열만이 아니라 인문, 예술, 사회 등 다양한 학문분야를 포괄할 수 있다.
둘째, 보고 배울 교재와 다양한 과목개발이 필요하다. 미국의 카우프만 캠퍼스 이니셔티브(KCI) 사업처럼 전체 대학의 창업정신 문화를 구축하는데 우선 초점을 두어야 한다. 대학은 교육, 연구, 산학협력에서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대학 내 전 구성원에 확산하고, 나아가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토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수들은 새로운 과목을 창업정신을 갖고 만들어야 한다. 창업과 프로야구, 창업과 정치, 창업과 글쓰기 등 낯설지만, 매력적인 융합 과정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교수들이 현장에서 먼저 연구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노력이 선행될 때 가능하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모범을 보일 때다.
셋째, 선수를 가르칠 코치진 양성이 필요하다. 창업성공이 아니라 성공창업을 만들려면 잘 가르칠 코치진이 중요하다. 대학이 시대에 변화요구만이 아니라 내 자식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면 전장의 최전선에 체계적 훈련과 무기 없이 학생들을 내보낼 수 있는가. 은퇴한 경험 많은 전문가들도 코치의 한 축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한 벤처기업가는 세번째 기술에서 비로소 성공했다고 한다. 그만큼 앞서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극복했다는 의미이다. 이런 실패에도 학생들이 좌절하지 않고, 배우고 극복할 수 있는 불굴의 끈기와 지원 분위기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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