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러쉬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러쉬

행복하고 싶다면 경쟁하라

  • 승인 2012-09-05 14:13
  • 신문게재 2012-09-06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백북스와 함께 읽는 책] 러쉬

▲ 러쉬-토드 부크홀츠 저
▲ 러쉬-토드 부크홀츠 저
경제, 경영 부문의 책을 보면 당장의 지적 욕구에 초점을 맞춘 유행가 같은 책들이 많다. 구글이 화제가 되니 온통 구글 관련 책들이 넘쳐나고, 스티브 잡스 사망을 접하고는 온통 스티브 잡스 서적들이 넘쳐나는 식이다. 사실 이런 책들의 내용을 보면 새로운 것도 별로 없다.

이 책 러쉬(Rush)는 이런 면에서 패드(fad: 원래 '유별난 취미, 변덕, 일시적 유행'을 뜻하며,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한정된 좁은 지역에 유행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클래식이 되기에는 모자란 것 같고, 참으로 판단이 애매하다.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라.' 이것이 요즘의 대세적 관점인데, 토드 부크홀츠는 “그렇지 않다. 인간은 경쟁 속에서 행복을 찾는 존재이다”라는 주장이다.

MB 정부가 들어서면서 747 을 구호로 내 걸었다. '7% 성장, 10년 후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 세계 7대 강국'이 될 것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여기서 필자는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라는 구호가 눈에 들어왔다. 최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약 2만 3000달러 정도고, 구매력 기준으로 바꾸면 3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대만과 비슷한 수준인데, 4만 달러와는 꽤 거리가 있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정서를 보면 대체적으로 “이제 우리도 선진국이라고 해도 되지 않나” 라는 공감대가 퍼지고 있는 듯하다.

많은 경제 연구기관에서는 우리의 성장잠재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 약 10여년의 기간이 고비가 될 거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산적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인구의 수가 10여 년이 지나면 하향세로 접어들게 되고, 이렇게 되면 경제의 활력이 떨어져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렵다는 진단이 깔려 있는 것인데, 필자는 이러한 분석에 동의한다. 즉, 우리가 4만 달러 문턱을 넘어설 수 있는 마지막 찬스는 앞으로 10여년 정도 일 것이고, 이 기간이 지나면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 으로의 신분상승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 '러쉬(Rush)' 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기업 현장을 보면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지고 있다. 문제의식의 출발은 “무턱대고 열심히 하지 말고, 할 일을 정확히 제대로 하자”였는데, 이게 어느 새 열심히 하는 것은 낡은 것이고, 여유를 갖고 일하는 것이 새롭고 좋은 것이라는 분위기로 흐른 것 같다. 여기에 주 5일제 근무제가 법으로 정해지면서 토요일에 신입사원들 얼굴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다. 처리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어도 휴일이라고 손을 놓는 모습이 당연시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도 신입사원들에게 일을 시키려면 오히려 눈치를 보는 경우도 많다.

필자는 업무상 해외를 많이 다니고 해외기업의 일하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우리와 선진국의 기업을 비교 한다면 블루칼라는 편하게 일하지만 화이트칼라는 우리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 김동일 ATI 신규사업부 이사,백북스 회원
▲ 김동일 ATI 신규사업부 이사,백북스 회원
미국이 비틀대는 것 같아도 그래도 세계적 기술은 여전히 그곳에서 나오는데, 그 배경에 미국의 화이트칼라 계층이 있다고 생각된다. 블루칼라 생산성은 우리에게 뒤지지만, 화이트칼라 생산성이 우리보다 훨씬 높기에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성장정체의 덫에 걸린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화이트칼라 이노베이션'이 절실히 필요하다. 대량생산의 시대가 지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상품화ㆍ사업화 하는 능력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즘, 화이트 칼라 즉, 사무직이나 연구직들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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