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 |
야당 대표로서 '이 사회가 어디로 갈지', 또는 '이 나라 장래'를 걱정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말이고, 진정한 국민의 뜻이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쏟아내는 이해찬 대표의 '역사인식' 운운은 위선이 보인다. '가랑잎이 솔잎보고 바스락 댄다'고 시비하는 꼴이다. 남의 잘못 비판해서 내 잘못 감추려는 것에 불과하다. 북한의 세습독재에 침묵하며, 적화통일론에 동조해 온 '역사인식'에 기준해서는 안 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노무현 정권시절 국무총리까지 지낸 국정통치 책임자였다. 정치통치를 잘해서 국민들이 지지해 준 열린우리당을 계속 지켜내지 못한 책임도 크다. 최소한 우측깜빡이 켜고 좌측으로 달리기 통치는 없었어야 했다. 백년집권을 떠들던 열린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불신당한 가장 큰이유가 '역사인식' 차이 때문이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정비리는 거론할 필요조차도 없다. 또 유죄무죄를 떠나 한명숙 전 총리의 부정비리사건도, 또 최근 거론되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비리사건도 민주당의 대표로서 '역사인식' 앞에 결코 당당할 수가 없다.
지난 총선 때 노골적 좌파집단과 연대했던 사실도 '역사인식'을 거론하는 민주당으로서는 당당하지 못하다. 또 수권정당을 자처하면서도, 당 밖에서 따로 노는 인사를 향해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돼줄 것을 구걸하는 모습도 민초들의 안목에선 불안하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민주당은 후보조차도 내지 못한 채, 당시 당대표라는 사람이 무소속 후보를 껴안고 너스레 떠는 꼴에서 국민들은 실망했다. 진위를 불문하고 최근에 불거진 거액 공천장사 시비만으로도 민주당은 남의 당 잘못을 비판할 염치가 없다. 또다시 선거 때를 맞아 야당대표가 '역사인식'을 운운하며 남의 잘못만 비판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이율배반이다. 대한민국은 분명히 민주국가다. 민주당도 대한민국 정당이다. 통일은 민주통일 이어야 한다. 3대째 세습독재체제를 잇고 있는 북한 측의 적화통일논리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국가(國歌)를 거부하고, 국기(國旗)마저 짓밟는 집단과 연대 동거하는 정당이 '역사인식'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상대정당 대통령후보가 전직대통령 묘소에 참배하는 것을 '정치 쇼'라 비하하고, 시중잡배들도 함부로 뱉어내지 않는 '년'자를 붙여 대통령후보를 모욕하는 악담은 수권정당, 제1야당임을 자처하는 민주당 스스로가 자기품위를 저질화 시켰다.
민주국가에서 건전한 야당의 존재가치는 국민들의 희망이다. 건전한 정책경쟁만이 국민들로부터 지지성원도 받게 된다. 이해찬 당 대표나, 박지원 원내 대표가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이란 비아냥거림이 요즘 시중에서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 두 사람이 떠들수록 민주당 지지표가 깎여 나간다는 의미다. 또 노골적 좌파핵심세력으로 국정단상까지 오른 진보당 특정 국회의원들을 향해 '미국 CIA요원'이라고도 비아냥거린다. 음흉하고도 치졸한 좌파들의 실체추태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빌미가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심부터 읽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따라야 한다. 나라망칠 공짜정책이나 국력을 키워낸 재벌들의 해체정책, 적화통일을 위장한 햇볕정책으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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