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합창으로 하나되는 행복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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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합창으로 하나되는 행복한 대전

[월요아침]염홍철 대전시장

  • 승인 2012-09-02 13:23
  • 신문게재 2012-09-03 20면
  • 염홍철 대전시장염홍철 대전시장
▲ 염홍철 대전시장
▲ 염홍철 대전시장
어제 저녁 TV에선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가 지휘하는 '패밀리 합창단'이 처음 선을 보였다.

패밀리 합창단은 모 방송국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시즌3)'에 출연하는 합창단으로, 부부, 아버지와 아들, 엄마와 딸 등 가족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시즌1, 2에서 선을 뵌 '하모니'와 '청춘합창단'모두 합창을 매개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즌3에서도 뛰어난 가창력에 주안을 두기보다는 가족 간의 화합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니 '패밀리 합창단'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2·3탄 이어지다보니 식상하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필자는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여간 고맙고 반갑지 않다.

합창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합창하면, 음악을 전공했다든지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남자의 자격은 합창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시즌1 '하모니편'과 시즌2 '청춘합창단편'모두 악보도 잘 볼 줄 모르고 화음도 몰랐던, 말 그대로 평범한 우리의 이웃, 그리고 부모님들이 합창단원으로 나와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물해 주었다.

합창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하모니'다. 또 다른 말로 '소통과 화합'이다. 독창과 달리 합창에선 누구 한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는다. 개개인의 목소리는 전체 화음에 묻힌다. 합창은 나와 상대방의 약속으로, 자기 것을 지켜내면서 남의 것을 듣고 배려해야 한다.

웹서핑을 하다 우연히 '합하세'라는 카페명을 본 일이 있다. 호기심에 유심히 보니 '합창으로 하나 되는 세상'이라는 의미였다.

기발한 카페명이라는 생각과 함께 합창으로 하나 되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해 봤다. 그러면서 우리 대전 또한 합창으로 하나 되는 소통과 화합의 행복한 도시가 되기를 소망했다.

그런 마음이 동네 합창단 탄생의 배경이다. 현재 우리 대전에는 모두 42개의 동(洞) 합창단이 있다. 합창단원도 1400명이 넘는다.

동마다 적게는 30명에서 많게는 55명의 동네주민들이 주민센터 등에 모여 합창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머잖아 77개 전 동에서 합창단이 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합창단원들이 다들 아마추어다 보니 아직 기량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시립합창단원을 비롯한 전문 지휘자와 반주가의 체계적인 지도아래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만큼,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그랬던 것처럼 곧 아름다운 화음을 내는 합창단이 되리라 확신한다.

3일부터 2주 동안 대전은 아름다운 하모니에 물들게 된다. 시민 참여형 합창축제인 대전국제합창페스티벌이 열리는 것이다.

우선 3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8일까지 42개동의 합창단이 참여하는 대전시민합창제가 열린다. 한 도시의 동(洞) 단위에서 50% 이상이 참여해 시민합창제를 개최하는 도시는 아마 세계적으로도 대전이 유일할 것이다.

또 10일부터 12일까지는 '제16회 대통령상 전국합창경연대회'가 열리고, 13일부터 4일 동안은 해외 우수합창단 초청공연이 펼쳐진다.

이밖에 국제합창심포지엄, 창작합창제 등도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시가 정성껏 마련한 합창 축제에 많은 시민들께서 함께 동참해 합창의 매력을 만끽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별히 동네 합창단에 큰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셨으면 한다.

합창이 상징하고 합창을 통해 얻어지는 가치는 바로 '사회적 자본'의 핵심인 소통과 화합, 그리고 신뢰다. '합창으로 하나 되는 행복한 대전'을 오늘도 가만히 가슴에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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