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또한 여순감옥의 국제지사(國際志士)실에는 안중근의사를 비롯해 600억원의 사재를 털어 독립운동을 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준 우당 이회영 선생과 설명이 재삼 필요 없는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들 사진도 전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노기대장으로 잘 알려진 일본인 노기 마레스케(乃木 希典)의 사진도 전시되어 있어 어리둥절했다. 한참 고민하다 역사를 보니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것은 1909년 10월 26일이지만 여순전투에서 일본군 제3군사령관인 노기 마레스케가 러시아의 여순항의 203고지를 기습공격한 것은 1904년 2월 8일이고 승리한날은 1905년 1월 2일이므로 대련시의 관계자들이 일본인 관광객을 의식한 나머지 노기사진을 전시한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순 203고지전투에서 일본군 약 6000명을 전사시킨 노기와 역시 그 전투에서 23살의 젊은나이에 전사한 노기의 둘째아들 일본육군소위의 노기 야스스케(乃木 保典)소위의 기념비 사진도 같이 있었다.(장남은 6개월전에 전사). 아이러니컬하다. 일본유학경험이 있는 필자는 노기대장에 대한 이야기를 수없이 많이 들었다. 일본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노기가 이 장소에 꼭 전시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여순감옥은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역사적의미를 부여하는 곳이며 역사적으로 모두 중요한 곳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그러나 필자는 이제는 여순감옥은 일본제국주의의 반대투쟁의 역사적 사건만의 감옥이 아닌 러·일전쟁의 승리자인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곳이기도 해 조금은 불쾌했으며 중요한 역사적 유적지가 관광지로 전락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학회를 마치고 귀국하자 마자 매스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일본국왕의 방한시 사죄문제를, 일본매스컴에서는 '유치한행동', '일본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듯한 발언'으로 표현하거나 '너무도 예의를 잃은 발언 등으로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는듯한 발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럽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주시해 보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영토문제로 100여년전의 시기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들어 여순감옥의 지사들을 다시 생각한다. 쿠릴열도의 분쟁으로 기 싸움하는 러시아와 일본,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의 상륙문제로 날을 세우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틈만 나면 독도를 다케시마로 우기는 일본을 보면 전부 일본이 그 원인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본제국주의의 핵심만행으로 알려진 위안부사건을 일본정부가 한일이 아니라는 등 노다 총리와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의 망언은 이러한 자들이 과연 일본을 대표하는 정치가인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비겁하게 금전적으로 통화스와프 협상중단이니 우리가 유엔 비상임이사국 입후보시 지지 철회 검토 등으로 독도문제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고 있는데 독도(영토)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고 논의의 대상도 아님을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서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리고, 위안부는 성노예로서 미국에서도 사용하고 있듯이 일본은 이제 독일처럼 자기치부를 사과하고 보상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여순감옥의 안중근 의사의 글 '國家安危勞心焦思(국가안위 노심초사)'는 독도문제에서의 우리 자신들을 부끄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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