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익]세종시 출범 두 달을 보내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윤호익]세종시 출범 두 달을 보내며

[기고]윤호익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복지국장

  • 승인 2012-08-30 13:31
  • 신문게재 2012-08-31 20면
  • 윤호익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복지국장윤호익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복지국장
▲ 윤호익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복지국장
▲ 윤호익 세종특별자치시 행정복지국장
전 국민의 관심과 시민들의 기대속에서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한지도 어느새 두 달이 지났다.

시의 출범은 '국가의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의 기치를 내걸고 '신행정수도의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제정(2004년 4월 17일)된지 8년 3개월 만의 일이다.

국토의 11%에 불과한 지역에 인구 46%가 밀집해 거주하는 수도권에서는 주택난, 교통난, 환경오염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고 개발은 상대적으로 늦어져 국토를 균형 있게 이용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이 모두 경쟁력을 잃어가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국토의 구조를 일극집중형(一極集中型)에서 다극분산형(多極分散型)으로 바꿔 나가는 한편,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적 조류에 부응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신행정수도 건설이었고, 헌법개정 없이 수도의 이전은 불가하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선택한 대안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의 건설이었다. 결국 세종시 건설은 세계화, 지방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한 국가 경쟁력 강화전략의 일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0여년의 긴 산고 끝에 태어난 세종시는 행정기능 중심의 복합형 자족도시로서 쾌적한 친환경도시, 편리성과 안전성을 갖춘 인간중심도시면서 동시에 문화와 첨단기술이 조화되는 문화, 정보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주변의 지인들은 세종시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러워한다. 시 소속 공무원들은 요즘 필자와 비슷한 부러움을 받는 호사를 누리며 이에 따른 자긍심과 사명감으로 충만해 있다.

이러한 세종시의 강점과 그 구성원들의 긍정적 자세는 국토 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라는 세종시의 소임을 뒷받침할 든든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행정도시는 당초 계획대로 충실하게 건설되어야 한다. 행정도시특별법 제정과정에서 여야간에 어렵게 합의된 국가예산지출의 상한 8조5000억원은 차질 없이 투자되야 한다.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민간투자자들이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정부가 먼저 당초 계획대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또 행정도시를 포함하는 세종시는 정부 수립이후 처음으로 시도되는 단층행정구조 광역자치단체다. 세종시를 통한 실험의 성공여부가 대한민국 미래 국가경쟁력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세종시는 종전에 수행하던 기초자치단체의 기능 외에 광역자치단체로서의 역할이 순증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선례를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천문학적 규모의 국가예산을 들여 건설하는 행정도시를 인수 받아 당초 기획한 국가목적의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세종시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정부담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 고민은 중앙정부가 세종시와 함께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중앙정부차원의 적극적인 행, 재정적 지원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끝으로, 행정도시 건설과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행정체계 정비에 못지않게 그 구성원들이 개방적인 자세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연기군은 사라지고 세종시가 탄생됐다. 신라시대이래로 1000여년 역사를 이어 온 '연기'가 사라지고 이제 '세종'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려는 것이다. 로마가 지성에서 앞선 그리스, 체력이 월등한 켈트·게르만족, 선진 기술력을 가진 에르투리아인, 그리고 막강한 경제력의 카르타고 등 다른 민족을 차례로 정복하고 1200년 동안이나 대제국의 지위를 누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민족에게도 개방된 '로마의 시민권'과 제국의 영토를 방사선으로 연결하는 '도로체계', 즉 '남다른 개방성'이 로마발전의 원동력이었다고 역사가들은 평가한다. 대한민국의 중심을 꿈꾸는 세종시가 귀 기울일 대목이다. 첨단기술이 어우러진 문화, 정보도시, 시민들과 행복한 세종시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공무원들의 '행복'한 일상들이 넘실거리는 2030년 세종시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어느새 풍성한 가을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