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축구 열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열린 K리그 서울과 수원 라이벌 전에는 팬 5만여 명이 운집할 정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유럽 빅리그의 잇따른 개막도 축구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축구광들은 금방이라도 공을 들고 밖으로 나가 뛰고 싶은 욕구가 꿈틀대는 시기다.
비단 엘리트 축구뿐만 아니라 생활체육 축구도 열기가 뜨겁다. 주말이나 공휴일은 물론 평일 이른 오전까지도 곳곳에서 축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올림픽 이후 눈에 띄게 늘었다.
갑천, 유등천 등 하천 둔치는 물론 각급 학교 운동장까지 축구 마니아들이 빼곡히 진을 치고 있다.
요즘에는 공은 차고 싶은 데 공 찰 곳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릴 정도다. 각 축구 클럽에 들어오려는 신규 회원들도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 축구 동호회의 전언이다.
이같은 축구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소종섭(57) 시 축구연합회장은 축구를 인생에 비유했다. 소 회장은 “축구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다”며 “이기면 기쁘고 즐겁고, 지면 화나고 슬픈 것이 축구다 보니 축구를 안 좋아할 수가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축구는 일부 개인 장비와 축구공만 있으면 다른 종목처럼 고가의 장비와 복잡한 준비과정이 없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1명이 뛰는 단체경기로 협동심과 팀워크를 기를 수 있고 운동량이 많다는 점도 축구의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대전에서 축구 없이 살지 못한다는 열혈 축구 마니아들은 얼마나 될까.
대전시축구연합회에 따르면 대전에는 100개에 육박하는 축구클럽과 6000명 가량의 동호인들이 활동 중이다. 이에 가입하지 않은 클럽에서 몸담고 있는 동호인까지 포함한 대전 전체 축구 인구는 1만5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시 연합회는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해마다 시 연합회 주최의 3개 대회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대전시장기, 축구연합회장기, 선양O2린배 대회 등이 시 단위 메이저대회로 꼽힌다.
시 연합회는 타 시ㆍ도와 차별적으로 다수의 축구 동호인들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특정 대회 4강에 진출할 경우 다른 2개 대회에는 출전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보다 많은 축구 클럽과 동호인들이 '큰 무대'에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대회 기간을 대폭 늘린 것도 눈에 띈다.
기존에는 시장기, 연합회장기 대회를 하루에 토너먼트로 치렀다. 우승까지 1일 4~5경기를 치러야해 선수 부상과 경기력 저하의 문제점이 있었다. 반대로 첫 경기에서 지면 곧바로 짐을 싸야 했다.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고자 시 연합회는 지난해부터 대회기간은 1~2주로 늘려 각 클럽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한 팀이 조별리그 2경기씩을 치르도록 의무화하는 이른바 '링크전'을 도입했고 이 제도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시 연합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다 많은 동호인이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축구 인프라 확충 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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