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민 노리는 '대출' 문자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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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서민 노리는 '대출' 문자메시지

  • 승인 2012-08-29 18:37
  • 신문게재 2012-08-30 21면
요즘 들어 대출을 권유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부쩍 늘었다. 물가불안에 따른 생활고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가 맞물린 양극화의 그늘일 것이다. 문제는 자칫하면 '피싱'이나 대출사기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 유수의 금융사 직원을 사칭해 경계심을 풀도록 유도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자기 회사 이름을 사칭한 스팸문자가 심지어 직원들에까지 전송되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권이라고 이를 근절할 뾰족한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발 빠르게 대응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실정인데 피해 방지에 거의 손 놓고 있는 것이 문제다. 신종 수법이 발견되면 즉각 고객들에게 공지하고 당국에 보고해 대응책을 강구하고 경각심을 높여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을 텐데 여기에 무관심하다.

소비자 스스로가 조심하지 않으면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밖에 없게 돼 있다. 문자메시지를 보고 대출을 신청했다가 수수료, 보증보험료 명목으로 돈을 뜯기는 사례는 고전에 속한다. 받아낸 공인인증서로 예금 인출은 물론 금융회사에서 대출까지 받아 달아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통장 개설을 요구한 뒤 이를 금융사기 일당에게 대포통장으로 팔아 넘기기도 한다. 그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져 영세 서민들이 당하는 고통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설령 대출을 받았다고 해도 불법 대부업자의 고금리 덫일 공산이 크다. 최근 지역 경찰에 붙잡힌 불법 대부업자들이 대출자에게 받은 이자는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에 달한다. 환산 이자율이 연 3000%가 넘는 믿기 힘든 '살인적인 이자'가 버젓이 존재하는 판이다.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을 저금리 금융권으로 전환해준다고 속이고는 계속 고금리를 부담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피해를 당한 사람들 대부분은 등록 대부업체에서조차 대출을 거절당한 다중연체자, 저신용자들이라니 안타까움이 더하다.

문자메시지 대출사기를 근절하려면 대포폰의 이용을 막고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사기꾼들이 대출상담 및 스팸문자 발송에 이용하는 전화번호는 발견 즉시 정지시켜야 한다. 대포폰은 국내에 27만대 정도 개통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생산자나 유통자를 처벌할 근거가 없는 형편이다. 대포폰을 규제할 법부터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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