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제형편이 열악한 서민들이 늘어 불법대출을 유혹하는 스팸문자가 확산되고 있다.
불법대출 업체들은 예전과 달리 금융권을 사칭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상담을 유도하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접근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직장인 최모(54ㆍ대덕구 중리동)씨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XX]'950만원 12달 7%로 고정 5만4400원'이라는 문자가 와 시중은행인 줄 알고 통화를 했다”며 “통화를 하던 중 대출을 위해서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냥 끊어 버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45ㆍ중구 오류동)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금융권을 사칭한 스팸문자를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시도때도 없이 문자가 와 정작 필요한 메시지는 볼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중은행을 사칭한 불법대출 스팸문자가 확산되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좀처럼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기불황 등으로 스팸문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제재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피해자가 신고를 접수해 수사를 진행해도 범죄에 사용한 휴대폰이 일명 대포폰이거나 해지된 상태여서 단서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팸문자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유출부터 막아야 되는데 이 또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대부분 해커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현실적으로 수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금융권 역시 자사의 상호를 사칭한 스팸문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형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을 사칭한 스팸문자가 직원들에게 까지 전송되고 있지만,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시중은행들의 경우 고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수신상품에 한해 메시지를 보내는 만큼 고객들은 이를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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