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영향으로 와이어식 타워크레인이 전도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벽체고정식 타워크레인 설치에 대한 건설노조의 요구가 또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28일 건설노조 타워크레인지부 및 무안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전남 무안군 남악신도시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와이어식 타워크레인 1대가 전도됐다.
타워크레인지부측 한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을 고정해주던 와이어가 강풍을 이겨내지 못해 절단된 것”이라며 “인근의 타워크레인 역시 전도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그동안 제기됐던 공사현장에서의 와이어식 타워크레인의 위험성에 대한 업계의 불안감이 커질 전망이다. 와이어식 타워크레인의 경우, 타워크레인 기둥의 중심을 와이어를 통해 고정하는 형태로 그동안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불만을 키워왔다. 이들은 와이어식 타워크레인에 대해 비바람이 불면 타워가 흔들려 가슴에 압박을 받을 뿐더러, 타워 마스트 기둥 뒤틀림이 심해 볼트 및 각종 고정용 부재의 변형이 심각해 언제든지 붕괴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벽체고정식 타워크레인의 경우 기사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장비 뒤틀림 등 주요 구조부의 피로도가 높지 않아 장비 수명을 연장시키고 2차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노조 대전충청강원타워크레인지부는 지난해 충남도에도 민원형식으로 이같은 벽면고정식 타워크레인 적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전충청강원타워크레인지부 관계자는 “와이어식 타워크레인은 와이어의 피로도 등이 높으면 전도가능성이 높아 기사뿐만 아니라 현장 주변의 지역민에게도 생명의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며 “특히 도심속 공사현장의 경우, 대형 인명피해가 예고되는만큼 보다 안전한 벽체고정식 타워크레인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벽체고정의 경우, 와이어보다 안정성에서는 뛰어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와이어식 1대가 필요한 공사에 2대의 벽체고정식 타워크레인이 필요하다”며 “수억원에 달하는 타워크레인이다보니 사업추진에 있어 예산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가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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