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 대흥동 중교로(770m)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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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가 대흥동의 중교로(770m)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중구는 대림빌딩 네거리에서 중앙시장 방향의 중교까지 왕복 2차선의 도로 폭을 줄이고 인도를 넓혀 시민들이 근대역사와 문화 시설을 여유롭게 오갈 수 있는 거리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반면, 중교로에 기대어 사는 상인이나 문화예술인들은 기대와 함께 오히려 오가는 시민이 줄어들지 않을까 반신반의하고 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은 지난해 국토해양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정책'에 대전 중구가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구 예산 22억원 등 총사업비 90억원으로 추진되는 큰 사업이다.
대전이 근대화되던 시기 중교로는 목척교의 중앙로와 함께 사람과 물류가 오가던 혈관이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의 위치도. |
그래서 구는 중교로의 근대건축물을 복원하고 옛 정취를 만끽하는 곳으로 조성해 원도심 재생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도로 폭을 줄여 차량 일방통행이나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 걷는 사람의 거리를 만드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또 중앙로 지하철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활용해 중교로에 물이 흐르는 수로와 수로분수를 만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여기에 간판을 정비하고 가로등의 디자인을 개선하며 가로수 수목갱신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중구 관계자는 “중교로 인근에 다양한 근현대 문화시설이 있고 LED으능정이거리까지 확장하는 의미도 있다”며 “걷고 싶은 길이 곧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사업'이 관심을 끄는 부분은 중구가 '중교로 및 골목재생 조성사업 지원조례'를 통해 예산의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제정한 조례를 통해 구청장은 조성사업구역에서 건물 소유자 또는 토지주가 근대건축물의 외관을 원형과 같이 복원하는 사업을 벌일 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주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추진협의회가 주체가 돼 중교로 조성사업을 추진해 관주도형 재생사업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차량 통행이 잦은 곳에 일방통행이나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을 때 기대했던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업 추진일정이 촉박한 데 비해 진행된 게 적어 디자인의 통일성이라든지 구상이 부족해 대전시 경관심의위원회를 쉽게 통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건설형사업으로 중교로의 다양한 예술문화를 키울 수 있다는 접근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다.
아신아트컴퍼니 이인복 대표는 지난 24일 중교로 조성사업 설명회에서 “자발적으로 형성해 나가는게 문화인데 획일적으로 건설형으로 끌고 나갔을 때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오래된 도시만의 멋을 찾아줘야지 지역과 일체감이 없어선 안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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