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균]아시아에 녹색희망을 불어넣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남균]아시아에 녹색희망을 불어넣자

[시사 에세이]김남균 산림청 차장

  • 승인 2012-08-27 15:09
  • 신문게재 2012-08-28 20면
  • 김남균 산림청 차장김남균 산림청 차장
▲ 김남균 산림청 차장
▲ 김남균 산림청 차장
매년 지구상에는 축구장 160만여 개 넓이의 산림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 같은 산림파괴는 이상기후 등을 초래하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유일한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하는 산림은 실질적이고 중요한 기후변화 대응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탄소흡수원 역할 뿐만 아니라 목재공급, 황사방지, 수자원 공급 등 산림이 주는 다양한 기능과 역할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도 높다.

산림의 역할이 이렇게 중요하지만, 전세계 열대림의 93%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거나 아예 방치돼 있다. 특히 아시아 산림면적의 40%인 2억300만㏊를 보유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서는 2억여 명이 산림에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만큼 산림의존도가 높다. 산림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열대림 파괴도 가장 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동남아시아 국가에 다양한 산림 원조를 해 왔다. 1987년 인도네시아와의 임업협력협정을 시작으로 지난 20여 년간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파괴된 산림을 복원하고 관리해 주면서 뛰어난 산림녹화기술까지 전수하고 있다.

매년 봄이면 우리나라에 황사피해를 주는 몽골의 사막화 방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몽골은 국토의 90%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8%에 이르던 산림이 무분별한 벌목으로 6.7%로 감소하는 등 사막화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07년부터 10년간에 걸친 '몽골 그린벨트 조림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룬솜 및 달란자드가드 등 현지 사업현장에 산림청 공무원을 파견했고 1200㏊의 사막화 방지 조림, 양묘장 조성, 조림기술 전수 등을 통해 사막화 방지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산림협력회의를 열고 몽골 그린벨트사업, 사막화·황사 방지 등 양국의 협력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선 지난 10년간 몽골 현지에서 추진 중인 3000㏊ 조림사업 과정을 평가했고, 몽골 그린벨트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도 합의했다. 또 동북아 지역 전체의 사막화·황사 방지를 위한 협력사업에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

우리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아세안 지역 산림복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치산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로 평가받는 우리나라가 날로 심각해지는 사막화와 산림훼손 방지, 빈곤퇴치 등을 위해 산림원조국으로 나서는 것이다. 그 첫 번째 단추가 다음 달 공식출범하는 아시아산림협력기구(AFoCO)다.

AFoCO는 아시아 국가들이 산림녹화와 산림훼손지 복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주도한 아시아 최초의 산림분야 국제기구다. 여기에는 세계유일 산림녹화 성공국으로 우리가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개도국과 저개발국에 되돌려주자는 녹색철학이 담겨 있다.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등 11개국으로 출발하는 AFoCO는 2015년까지 회원국을 20개로 늘려 연간 500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무국이 우리나라에 설치됨에 따라 사업비 외에 운영비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한다. 설립 제안국으로서 기구가 정착될 때까지 한국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한국의 부담이 클 수 있지만, 기구 출범에서 오는 긍정적 효과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우리의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아시아 국가에 확산시키면서 우리의 국격도 높일 수 있다. 또 아세안 지역에서 산림현안에 대한 역할이 강화되면서 한국은 확고한 산림원조국이 될 수 있다. 향후 탄소배출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AFoCO를 매개로 기후변화 대응에 주도적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AFoCO가 지구온난화라는 재앙을 불러오는 아세안의 열대림 파괴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토지 황폐화와 산림훼손에 시달리는 아시아 국가들에 녹색희망을 불어넣는 롤모델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