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사회적 해법 필요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묻지마 범죄' 사회적 해법 필요

프로파일러·범죄학 교수, 개인적 동기보다 다중원인 접근 지적

  • 승인 2012-08-26 15:32
  • 신문게재 2012-08-27 5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최근 이른바 '묻지마 범죄'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묻지마 범죄'는 납득할 만한 원인이나 동기를 찾기 어렵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이뤄진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범죄의 표적이 될 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그만큼 사회적 불안이 조장될 수 밖에 없고, 예방책을 찾기도 쉽지 않다.

범죄심리전문가들은 이런 사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범죄 자체의 잔혹성 등 범죄자 개인의 잘못을 탓하지 않을 수 없지만, 범죄심리전문가들 역시 사회적 관점에서 해법과 예방책을 찾고 있다.

심리 상태 등 개인적 범행 동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뚜렷한 예방책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묻지마 범죄의 특성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충남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최규환 경사는 우선 개인의 범행 동기가 사회적 불만 등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에서 최근 잇따른 묻지마 범죄의 특징을 찾고 있다.

최 경사는 “최근 사건들을 보면 일반적인 범죄에서 나타나는 납득할만한 동기를 찾을 수 없지만 범죄자 개인이 가진 고유한 동기는 존재하고 있다”며 “공통적으로 범죄자들이 사회적 고립이나 부적응을 경험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나 특정인에 대한 분노를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한 형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경사는 그러면서 이들 범죄자들의 특성에 대해 “사회부적응자라고 해서 모두 묻지마 범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기에 거기에는 개인의 특성이 가미될 수 밖에 없다”며 “사회적 불만을 무차별 범죄로 표출하는 경우 개인의 폭력성이나 부적응의 강도에 더해 기분과 관련된 장애를 갖고 있거나 충동조절 능력이 부족하고 사회적 고립 내지는 부적응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범죄의 특성상 문제 해결을 단순히 경찰력에 의존하기 보다 사회적 관점에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규환 경사는 “결국 첫째는 개인의 문제지만 최근 어려서부터 왕따와 취업 및 실업난 등으로 경쟁에서의 탈락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의 사회적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구조의 틀이 바뀌어야 하며, 묻지마 범죄도 지나친 경쟁시스템으로 인한 사회 병리적 현상의 반작용 형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대 경찰학과 이봉한 교수도 “묻지마 범죄 자체가 개인의 생물학적ㆍ심리학적 원인과 사회적 원인 등 다중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복합적 산물”이라며 “사회적 냉대와 소외, 박탈, 좌절감 등을 경험하게 되면 이것이 화를 통해 분출될 수 있는데, 이는 경찰이 떠맡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가 받아 안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