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 '나홀로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의 1인 가구 수는 2억400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1990년 102만 가구이던 나홀로 가구는 지난해 436만 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면서 20년 만에 4.3배나 증가한 것이다.
1인 가구의 연간 소비지출액은 50조원에 달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1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월 소비지출액은 95만원으로 2인 이상 가구의 73만원보다 앞서는 것으로 밝혀졌다.
▲1인 가구의 4대 소비 트렌드=삼성경제연구소의 '부상하는 1인 가구의 4대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부상은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이어 소비시장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더 이상 소수의 비정상적 행태가 아닌 보편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1인 가구는 다인(多人)가구와는 다른 소비 트렌드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1인 가구는 신체적 안전과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며 가족에 대한 의무가 적은 편이어서 자기 관리와 계발을 위한 투자에 관대하다.
첫째로 1인 가구는 '소형'으로 집약된다. 크기는 줄이되 성능은 유지하면서 1인 가구에 적합한 주택, 가전, 생활용품이 확산되는 것이다. 가구와 가전이 설치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 등 콤팩트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성능은 유지하되 크기는 줄인 소형 가전제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대형마트 등에도 1인 가구에 맞게 소포장한 식품이나 생활용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둘째는 제한된 자원의 효과적 사용이다. 1인 가구에게는 제한된 주거공간을 효율적이고 심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멀티기능 상품과 디자인 상품이 유용하다. 빌트인 가전, 가변형 가구, 시스템 가구 등 효율성과 디자인 가치를 두루 갖춘 내구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1인 가구를 위한 가공식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시간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도심 속 소매점이나 유통매장의 효용성이 늘고 있다.
셋째는 신체적 안전과 정서적 안정을 추구한다.
고립된 생활을 하기 쉬운 여성과 고령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돼 보안과 안전을 결합한 가정용 방법서비스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사 지원에서 병원 동행까지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생활지원서비스도 등장했다. 1인 가구가 경제적,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금융ㆍ서비스 상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넷째로 자기 가치 제고와 여가를 향유한다. 1인 가구는 개성을 추구하고, 자기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에 과감한 것이다.
가족 부양 의무가 있는 2인 이상 가족보다 패션, 미용, 취미를 위한 상품 및 서비스 지출에 관대하다.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여가 상품 및 학습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혼자서도 여가를 향유할 수 있는 1인 가구 특화 문화상품도 등장했으며, 여성 1인 가구의 수요에 따라 외국어, 운동, 교양 등의 성인학습 시장도 증가하는 추세다.
▲1인 가구의 부상에서 사업기회 포착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하면서 소비시장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2020년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588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0%에 달할 전망이어서 주택이나 가전, 생활용품 등 소비시장 전반에서 1인 가구의 구매력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상품 및 서비스에서 새로운 사업기회 포착 가능성이 높다.
삼성경제연구소 안신현 수석연구원은 “소득과 교육 수준 향상으로 개인의 경제적 자립도가 증대한 것과 관습보다 개인의 가치관을 중시하는 개인주의 확산이 1인 가구의 증가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4가구 중 1 가구는 1인 가구이고 이들의 연간 소비지출액은 50조원에 달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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