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과 무관하게 세종시 출범과 더불어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4개 시ㆍ도의 상생발전을 위한 광역 행정기구 공론화가 조심스럽게 탐색돼 왔다. 상생발전 전담 기구는 그 전 단계이든 아니든 대규모 상생사업에 적합한 기구여야 한다고 본다. 사무 권한과 추진 의지 측면에서 현행 구조로는 지역 블록화 사업에 한계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은 각 지자체 단위로도 공동 의제 설정 등 상생 여건과 기틀을 다지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시기다. 전체 충청권에 걸친 조직체가 아닌 개별 자치단체에 전담기구를 두는 방안도 실효성 면에서는 괜찮다. 실무 차원의 책임성을 강화하다 보면 상생과 협력 분위기도 한층 공고해질 수 있다.
기존의 충청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와 같은 기구는 일정한 성과에도 불구, 실속 있는 공동 발전의 설립 취지에 그다지 충실했다고는 할 수 없다. 전체 충청권의 생생발전 사업이 막연하다면, 동남권의 광역교통본부도 하나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 곳에 사무실을 두고 예산을 분담하고 각기 인력을 파견하는 형태다.
충청권의 경우,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관광, 축제, 교육, 문화, 교통, 방제 등에도 광역적으로 확장할 여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상생사업이라고 꼭 방만하게 접근할 이유는 없다. 세종시 출범 이전에 대전, 충남, 충북, 대전 유성구, 공주, 충북 청원 등의 상생발전협의체가 생기긴 했다. 하지만 출발만 요란했지 지역 연계 협력사업 발굴 등 가시적인 성과는 도출하지 못했다.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상생발전은 거창한 구호로 시작되는 것도, 공동협의체 성격의 방대한 조직으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상호 이익이 큰 것, 협력 가능한 정책 및 지역개발에 대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도 우선은 그것으로 족하다. 태생적으로 상생업무 관장 기구는 실무 추진단의 성격을 띠어야 할 것이다. 충청권 전체의 행정 컨트롤 타워는 그 다음 단계에 논의하면 의외로 수월해질 수도 있다. 상생업무를 다룰 기구가 충청권 경쟁력 제고의 효율성 있는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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