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주]해외식량기지 개발, 식량위기 대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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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해외식량기지 개발, 식량위기 대안 아니다

[중도프리즘]권혁주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정책위원장

  • 승인 2012-08-23 14:29
  • 신문게재 2012-08-24 21면
  • 권혁주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정책위원장권혁주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정책위원장
▲ 권혁주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정책위원장
▲ 권혁주 전국농민회충남도연맹 정책위원장
세계 식량 위기는 세계 정치의 위기다.

세계 식량위기가 화두다. 2006년부터 시작된 세계 식량위기가 단기적 움직임을 넘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식량위기는 쉽사리 해결되기보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더욱 강화 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가격의 폭등은 모든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의미로 애그플레이션으로 까지 명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식량위기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투기자본의 식량에 대한 선물 투기였다는 사실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로써 식량투기를 한 세계의 거대투기자본들은 많은 돈을 벌었다. 세계 곡물가가 뛰어올라 전 세계의 기아 인구는 식량위기 이전의 8억 명 선에서 10억 명 선까지 크게 늘었다.

세계의 농민들도 수출농업 우선 정책 강화와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한 농자재가격 상승, 농산물가격 불안정으로 농사짓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이러한 영향이 고용 없는 성장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구조적 모순인 청년실업과 더불어 폭발한 것이다. 급기야 여러 나라에서 식량대란이 일어났고 아랍에서는 정치혁명으로까지 폭발했다.

세계 식량위기가 세계 경제위기로 연결되었고 경제위기를 넘어 사회정치적 위기로 전화 된 것이다. 식량 투기로 인한 배고픔과 빈 장바구니가 인구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생산 감소보다도 훨씬 빠르게 민중들의 체감온도를 높였던 것이다. 세계 식량위기 조장으로 돈 버는 몇몇 투기자본이 있었다면 이로써 굶주리고 고통 받는 수십억의 사람들이 있었다. 앞으로도 세계 도처에서 식량을 둘러싼 많은 정치적인 일들이 벌어질 것으로 보여 진다.

식량은 이미 세계 몇몇 거대 농기업들이 좌우하고 있고 규제받지 않는 세계 투기자본들은 범죄적인 식량 투기로 이미 재미를 보았다.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은 먹지 않고 살 수 없고, 먹는 것이 아주 정치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더욱 커졌다는 사실이다. 해외식량기지 개발은 세계 식량위기에 대한 해법이 아니다. 식량위기로 세계 곡물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세계 식량대란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식량안보를 내세워 해외식량기지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카고에 선물상장거래 기업을 세우는 등 세계 식량 시장 진입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식량자급을 위해 이제 우리 농업도 선진화해야 한다면서 중농정책으로 농업을 녹색성장의 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한다. 역설적이게도 농민들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농정이 우리 농민들을 완전히 버린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이것은 소비자나 국민들을 위한 것도 아니다.

소비자는 이미 먼 거리를 이동한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도 모르는 먹을거리보다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지역먹을거리를 원하고 있다.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세계와 더불어 잘 살길 원하고 있다. 이제 세계 식량 위기 시대에 국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함이라는 식량안보의 논리 역시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논리 인지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세계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해법을 해외농지 개발과 식량 투기에서 찾는다는 것은 비인도적인 일이다. 이미 이명박 정부가 해외식량기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여러 나라 지역의 농민들은 대대로 농사지어 오던 땅을 빼앗기고 쫓겨나고 있으며 이것이 토지수탈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식탁에 오를 식량을 위해서든 제3국으로의 수출을 위해서든 남의 나라 농민들의 땅을 빼앗는 것은 국민들이 원하는 일이 아니다. 게다가 식량에 대한 투기는 세계 식량 위기를 가속화하고 만성적인 식량위기를 초래해 전세계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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