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재 절차와 과정이 중시되는 이유가 있다. 문화유산적 우수성을 우리끼리 인정하는 것과 세계가 인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입증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정 취지에 걸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종 등재는 최고의 목조건물, 종합적인 불교 도량, 과거와 현재·미래를 연결하는 통합 문화재로서의 가치 등을 가장 적절하게 조합하고 표현하는 능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세계유산 지정 취지가 훼손 위기의 유산 보호에도 있는 만큼 보존과 전승 대책 역시 완벽해야 한다.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재청, 충남도, 공주와 부여, 보은 등 해당 지자체, 사찰 등 관련 기관 모두 호흡이 일치해야 하는 건 그래서다.
등재 추진에 참여한 어느 주체든 독창성과 보편성의 의미를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전통 또는 문명이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가 돼야 한다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지정은 유네스코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건축 환경적 진정성 등 국내적 중요도보다는 세계인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방만한 자료를 설득력 있게 정리하는 작업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지역의 백제문화유산과 마곡사 등 사찰은 충분히 유네스코가 말하는 '기념비적'인 유산임에 틀림없다.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하게 되면 지역과 국가 전체에 미치는 시너지는 기대 이상일 것이다. 예를 들어 마곡사 등 7대 사찰이 세계유산에 오른다면 선정되지 않은 사찰까지 뭉뚱그려 불교문화를 국제 관광자원화하는 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등재를 준비하는 지역 문화유산은 물론 남한산성, 한양도성, 가야유적 등 역시 등재를 추진하는 다른 유산들이 서로 등재에 방해받지 않기를 당부한다. 실무작업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최종 결과는 달려 있다. 가장 확실한 등재 준비는 등재 기준에 맞게 하는 것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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