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가 춤추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 수많은 영웅을 배출한 삼국의 역사 속에는 알려지지 않은 '그녀들만의 무대'도 있었다. 숨 막히는 미모 아래 숨겨진 추악한 욕망, 사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만드는 여장부, 영웅들을 조정해 역사를 바꾼 막후 실력자, 난세 속에서 하나하나 드러나는 영웅과 여인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삼국시대에 등장한 수십 명의 여인을 소개하고 있다. 그녀들 중에는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유명인사'가 있는가 하면, 『삼국연의』 혹은 민간 전설에서만 종종 등장하는 허구의 인물도 있으며, 심지어 언급조차 되지 않은 여인들도 있다. 이런 수십명의 여인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모두 네 장에 걸쳐 정리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삼국시대의 여인 중에서도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주인공을 특별히 선별해 철저한 사료를 바탕으로 가장 객관적인 관점을 입혔다.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삼국시대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인문학적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희대의 간웅 조조와 충의의 상징인 관우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든 여인인 진의록의 부인인 두부인을 소개하고 있다. 이 사례를 통해 조조가 맘에 드는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희대의 카사노바 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조조는 완성(지금 하남)에서 장수의 사촌형수인 추씨를 품게 되는 바람에 최고의 맹장 전위와 조카 조안민, 큰 아들 조앙마저 잃고 만다.
저자인 양이(楊益)는 충칭(重慶)에서 태어나 청두(成都)에서 자란 후 베이징(北京)에 정착해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글쓰기를 좋아하여 칼럼니스트로 전향한 후 웹 사이트 편집인, 전문작가로 변신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과장되거나 부풀려진 중국 고대 역사물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적삼국(賊三國)』, 『장거정(張居正, 명나라의 철혈 재상-역주) 평전』 등이 있다. 비즈니스맵/양이 지음/이지은 옮김/504쪽/2만5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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