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이야기]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 得虎子)

  • 문화
  • 공연/전시

[박일규의 묵향이야기]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 得虎子)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는다

  • 승인 2012-08-22 14:23
  • 신문게재 2012-08-23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후한서(後漢書) '반초전(班超傳)'에 나오는 말이다. 반초는 지식이 풍부하고, 용감한 장군이었다. 형 반고가 '한서(漢書)'의 저자이고 아버지 반표(班彪)와 누이동생 반소(班昭)도 탁월한 문장가이듯이 가문은 원래 전형적인 문인이었다. 신선국은 타림 분지 남동쪽에 있던 오아시스 국가로, 동서무역에 중요한 지역이었다. 후한(後漢) 초기의 명장 반초가 36명을 인솔하고 후한 2대 황제 명제(明帝) 때 신선국에 사신으로 갔을 당시에 일어난 일이다.

신선국 왕은 이들을 처음에는 매우 융숭하게 대접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들에 대한 왕의 태도가 돌변해 냉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하게 여긴 반초는 신선국 조정에 분명히 무슨 일이 있음을 눈치 채고 부하에게 이유를 알아보라고 하였다. 신선국의 동정을 염탐하고 돌아온 부하는 놀랄 만한 소식을 가져왔다. 신선국에는 흉노의 사신들이 군사 100명을 이끌고 와 있다는 것이었다. 흉노는 예부터 용맹한 유목민족으로 신선국이 매우 두려워하는 상대이기 때문에 태도가 돌변한 것이었다.

흉노에 비해 병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반초는 신선국이 자기들을 죽이지 않으면 흉노에게 넘길 것이라고 판단해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다. 반초는 부하들을 모아 놓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지 않고는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다. 지금 가장 좋은 방책은 야음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것이고, 그것도 우리들의 병력을 흉노가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불입호혈 부득호자 당금지계 독유인야이화공로 사피부지아다소:入虎穴 不得虎子 當今之計 獨有因夜而火攻 使彼不知我多少)”고 말하였다. 반초 일행이 그날 밤 강하게 부는 바람을 이용해 흉노의 숙소에 불을 지르자 삽시간에 흉노의 숙소는 불길에 휩싸이고, 군사들은 우왕좌왕했다. 반초는 이 틈을 이용해 흉노의 군사들을 모조리 살해했다. 이후 신선국은 반초 일행을 상전으로 모셨다고 한다.

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 得虎子)는 반초가 흉노의 병력에 비해 열세인데도 큰 모험을 걸고 흉노를 공격한 데서 유래한다. 많은 것 또는 큰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큰 모험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후세사람에게 일깨워 준 고사다. 어려움에 두려워하지 말고 극한 상황에도 최선을 다하는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하다.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前충남서예가협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2.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3.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4. 국립농업박물관, 개관 678일 만에 100만 관람객 돌파
  5.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1. 농림부, 2025년 연구개발 사업 어떤 내용 담겼나
  2. 사회복지법인 신영복지재단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저소득어르신에게 쌀 배분
  3. 제27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 10월 28일 열린다
  4. 해외농업·산림자원 반입 활성화 법 본격 시행
  5.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무 수급 안정화 지원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