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2011년11월29일 주최한 '2012 대학입시 정보 박람회' 모습. 대입정시 전형 홍보물과 진학상담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렸다.<중도일보 DB> |
침례신학대(대전), 중부대(금산), 청운대(홍성) 등 충청권 일부 대학들이 수도권에 제2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침례신학대 동두천캠퍼스는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경기도 동두천 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 님블 3만2000㎡에 조성된다.
중부대 고양캠퍼스는 2014년 개교 목표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부지에 분교를 세워 건축공학과와 디자인과 등 24개 학과를 이전해 본교 재학생의 30%를 수용할 방침이다. 청운대는 인천 도화지구에 제2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본교의 35%인 9개 학과 2000명을 옮길 계획이다. 인천시는 도화지구의 땅값을 파격적으로 내려 청운대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을 추진하는 대학들은 “신입생을 확보하고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지역대들이 학생 정원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거액의 장학금 지원을 하며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의 가시화와 맞물려 학생 충원율이 정부의 주요한 대학 평가 지표로 부각되면서 학생찾아서 떠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떠나는 지역대로 인해 해당 지역주민은 또 다른 생존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안은 없는지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생존을 위해서 떠나는 대학='하위 15%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학생 충원율은 상황이 열악한 지역대들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수도권과 먼 지역에 위치한 대학일수록 학생 충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역대의 실적이나 발전가능성보다 수도권 대학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다.
중부대 관계자는 “2005년에 자체적으로 외부 컨설팅을 받아 보니 직원들의 월급을 30% 삭감하는 것 말고는 생존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며 “학생 충원이나 취업률 등을 고려해 충남 금산을 벗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또한 대전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지역대의 위기는 학생들이 수도권의 괜찮은 대학을 찾아 모두 서울로 몰리기 때문”이라며 “학생 충원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부실대학이나 정리 대상으로 몰아붙이기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학생 찾아 해외로 떠나는 대학=지역대들은 학생 감소에 따른 입학생 충원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교 졸업자 수는 2018년부터 4년제 대학 전체 정원(현재 37만여 명)보다 적어지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대전지역 대학 총장들은 해외 대학과의 자매교류, 유학생 유치 등을 위해 각각 미국, 태국, 몽골지역을 다녀왔다.
정상철 총장은 미국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 뉴욕대, 럿거스대, 브룸필드대 등 4개 대학과 필리핀 UP 딜리만 대학 등을 각각 방문, 학술교류 협정을 맺었다.
김원배 목원대 총장은 태국을 방문, '파얍대(Payap University)'와 '치앙마이 라차밧대(Chiangmai Rajabhat University)'와 국제교류 방안을 협의했다. 김 총장은 파얍대 한국 전통문화 홍보관인 '한국관' 개관식과 태국 치앙마이시 성시화대회 유학설명회 등에 참석, 현지 유학생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김영호 배재대 총장은 몽골 초ㆍ중ㆍ고 종합학교 4곳 등을 방문, 배재대 유학반 설립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대학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역대 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들까지 유학생 유치 경쟁전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설 자리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교육과학기술부가 특정 국가 출신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을 95% 이내로 제시하면서 대학들마다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이 비율을 초과하면 대학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자리잡았다”며 “특히 등록금 수입의존도가 높은 지방 사립대 입장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대학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했다.
SUNY는 충남대와 학부 복수학위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달 국가정책대학원 복수학위 협정을 체결하는 등 한국 진출 영역을 다각도로 넓히고 있다. SUNY의 경우, 해외 분교 및 유학생 유치 등으로 얻는 경제적 소득을 연구개발비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최근 대학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현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1957년 설립된 SUNY는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미국 공립대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지에서 만난 뉴욕대 정치외교학과 송주현씨는 “몇년 전만 해도 대학 입시생사이에서 SUNY 인기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파격적인 R&D투자로 인해 공과계열 순위가 높아지면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SUNY의 파격적인 R&D투자는 대규모 유학생 유치로 인한 재원확보로 가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학생을 유치하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도 세계 교육시장의 고등교육 수요를 잡으려고 전쟁인 셈이다.
현재 국내에는 2005년 외국교육기관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전남 광양에 네덜란드 STC Korea대학과 부산에 독일 FAU대학이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대 위기, 지자체와 손잡고 특성화 전략나서야=지역대의 생존여부는 해당 지자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홍성에서는 청운대 인천 도화지구 제2캠퍼스 조성을, 금산은 중부대의 고양 캠퍼스 추진 등으로 각각 지자체 단체장와 지역 주민들이 강하고 반발하고 있다. 해당 지역 한 사회단체장은 “지역사회의 도움과 성원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 성장한 것 아니냐”며 “학생들이 빠져나가면 본교 형편이 위축되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항을 미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지역대는 생존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고 해당 지역주민은 떠나는 지역대로 인해 생존위기를 맞고 있는 악순환을 빚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학생을 찾아 떠나는 지역대를 잡기 위해서는 지역대와 지자체의 유기적 협력관계가 선행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홍섭 대전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역대와 지자체가 연계해 우수 인력과 인프라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유기적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며 “또한 정부 차원 지역균형발전 노력도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 지역대 한 보직교수는 “지역대와 지자체가 상부상조하며 구체적 플랜이나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며 “지역대가 각자 선택과 집중 원칙에 입각한 대학 특성화가 성공하면 지역 특색을 살릴 수 있고, 서로 윈윈할수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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