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소방서 119구조구급 대원들. |
폭우가 내리는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119구조대에 구조 된 한 여성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본보에 그 사연을 전해왔다.
사연은 이랬다. 대덕구 법동에 사는 A(48)씨는 지난 17일 저녁 무렵 평소와 다름 없이 집 뒤편 계족산에 올랐다.
다소 늦은 시간이었지만 평소 자주 찾는 곳이라 산책하는 기분으로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오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가 지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던 A씨 앞에 갑작스런 암흑이 닥쳐왔다.
날씨가 급변하더니 천둥ㆍ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
이내 하늘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고 주변은 암흑으로 변해 버렸다.
평소 익숙한 등산로였지만 A씨는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A씨는 119에 구조를 요청했고, 현장에 출동한 동부소방서 구조구급대의 수색이 시작됐다.
하지만 수색이 시작된 이후에도 A씨는 한참을 암흑 속에서 기다려야 했고, 비를 홀딱 맞아 체온이 저하되고 졸음이 밀려오며 생명의 위협마저 느끼기 시작했을 무렵 A씨의 눈 앞에 한줄기 불빛이 밝혀졌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어둠이 짙게 깔린 기상 상황속에서 구조대의 불빛을 확인한 것이다.
산 속에 홀로 갇힌지 2시간 여만에 가까스로 구조된 A씨는 “캄캄한 산 속에서 비를 맞으며 길을 헤매다 구조됐을 때는 정말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고, 구조대가 아니었으면 꼼짝없이 오도 가도 못 할 상황이었다”며 “절박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해 준 것이나 다름 없는 분들께 느끼는 고마움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동부소방서 구조구급대 박진용 팀장은 “당시 대기하고 있던 구조대원 5명과 구급대원 2명이 모두 현장에 출동했지만 기상 상황 때문에 구조요청자 위치 파악과 구조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며 “구조요청자가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떨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최대한 빨리 가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고 무사히 구조해 다행일 뿐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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