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령사회 비웃는 경로당 환경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고령사회 비웃는 경로당 환경

  • 승인 2012-08-16 19:26
  • 신문게재 2012-08-17 21면
고령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로당 위생이 낙제점이었다. 천안 동남보건소가 지역 경로당의 공기중 일반세균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법정기준치를 넘어선 경로당이 365곳 중 62개소로, 6곳 중 1곳 꼴이다. 노인들의 대표적인 휴식처이며 무더위 쉼터가 이같이 호흡기질병 등에 취약한 환경이었다. 우려했던 그대로다.

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자 충남도내 모든 경로당에 냉방비 지원을 했다. 이에 힘입어 폭염 쉼터 기능은 어느 정도 감당했지만 노인 특성을 고려한 쾌적한 경로당 환경 조성에는 이르지 못했다. 농촌지역에서는 심지어 기준치의 3배에 달하기도 했다.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한 충남의 현주소가 이렇다.

충남도내에서도 15년 전 주택관련법 시행 이후 경로당이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중 건축연도가 오래돼 낙후된 시설이 상당수에 이른다. 대개 소규모 경로당, 농촌 경로당일수록 열악하다. 천안지역도 성남면, 수신면, 목천읍, 동면 등 농촌지역이 상대적으로 기준을 초과한 예가 많다.

경로당은 노인들이 매일같이 찾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생활공간이다. 통계상 이들 중 20% 이상이 홀로 사는 노인으로 의료 혜택을 변변히 받지 못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개인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줘야 하는 이유다. 조사에서 빠진 미등록 경로당의 사정은 이보다 딱하다. 건강만이 아닌 화재 등에 무방비인 취약한 안전도 문제다.

특히 이용 노인들이 취사를 하는 주방의 청결 상태는 물론 식재료 관리, 남은 음식물 처리 등도 허술하다. 농촌에서는 조리장에 농약을 보관하다 불의의 사고가 난 일도 있었다. 세균 측정뿐 아니라 식품 안전과 건강 체크 등 전반에 걸쳐 세심한 배려가 절실하다. 환경 기준치를 초과한 곳을 우선해 지자체에서 거실 및 주방, 화장실 보수 등의 사업도 함께 펼쳤으면 한다.

이번 조사를 조사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경로당이 편안한 휴식과 여가가 있는 다기능 공간의 기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질병에 취약한 노인들에게 최적의 공간이 경로당이어야 한다. 전체 경로당에 대해 위생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측정만이 아니라 위생 소독, 전염병 예방 등 후속조치를 다하기 바란다. 노인인구가 많은 충남이 경로당부터 노인복지의 모델로 만들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