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서울 상공서 공중전이 벌어진다면…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서울 상공서 공중전이 벌어진다면…

한국형 고공액션 멋지게 개척… 북 전투기 침공서 '왜'가 빠져 감독:김동원 출연:정지훈, 유준상, 신세경, 김성수

  • 승인 2012-08-16 14:20
  • 신문게재 2012-08-17 11면
  • 안순택안순택
줄거리:귀순을 가장한 북한군 전투기 한 대가 서울 상공에서 도발을 자행하고, 이를 뒤쫓던 공군 조종사 한 명이 북한 땅에 불시착하는 일이 벌어진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잠재우기 위한 작전 '리턴 투 베이스'를 감행한다.

북한 전투기가 63빌딩을 향해 돌진하고 한강 대교들 사이를 쏜살같이 가로지른다. 그 뒤를 우리 공군의 F-15K가 굉음을 내며 뒤쫓는다. 압권이다. 빠른 속도감은 혼을 빼놓는다. 서울 상공에서 벌어지는 공중전 장면은 분단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특히 몰입도가 높다. 스치고 지나가는 전투기의 소닉붐에 유리창이 와장창 깨져 날리고, 무수한 파편 속에서 사무실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는 장면은 어떤가. 슬로우 모션으로 잡은 장면은 숨이 막힐 정도로 멋지다.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의 미덕은 눈 돌릴 틈 없는 공중 전투 액션이다. 지금까지 우리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상효과를 선보여 한층 더 진화된 영상을 보여준다. '인셉션', '다크 나이트'에 참여한 할리우드 항공촬영팀 '울프에어'가 합류해 전투기에서 찍은 실제 비행 장면에다 CG를 '5대5 비율'로 섞었다는 고공 액션은 할리우드의 그것에 맞춰진 국내 관객들의 눈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하다.

하늘로 솟았다가 빠르게 하강하는 전투기의 기동과 굉음, 전투기가 서로 스쳐 지나가는 역동적인 순간들은 생동감이 넘치고, 전투기가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공격해 초토화시키는 장면도 씩씩하고 시원하다. 문제는 공중 전투 액션 장면에 이르기까지다. 드라마는 21전투비행단 조종사들의 소소한 일상을 비춘다. 장난기 많고 사고뭉치인 태훈(정지훈)과 군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팰콘 편대장 이철희(유준상)의 대립, 태훈과 정비사 유세영(신세경)의 러브 라인, 이글 편대장 박대서(김성수)와 그를 짝사랑하는 조종사 오유진(이하나)의 이야기가 각각 한 축을 이룬다.

구성이야 나쁘지 않지만 그들만의 러브스토리에 감정을 이입하기엔 스토리 전개가 너무 헐겁다. 맛있는 재료는 잔뜩 꺼내 놓았는데 막상 어느 것도 맛을 내지 못한다. 예쁜 화면에 오글거리는 대사만 떠돌 뿐이다. 113분 안에 고공 액션을 살리려다보니 인물들의 감정과 특성을 드러낼 장면이 많이 잘렸다고는 하지만 잘려도 너무 잘렸다.

그러다 갑자기 북한 전투기가 서울 상공을 침공하는 일이 끼어든다. 전투기를 뒤쫓던 21전투비행단 지석현(이종석) 대원은 북한 땅에 불시착하고 북한 군부의 쿠데타 세력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려 하자, 한국 정부는 '리턴 투 베이스' 작전을 독자 감행한다. 태훈과 철희는 '7분 안에' 북한의 도발을 잠재우고 석현을 구출해 기지로 귀환해야 한다.

국방부와 공군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고, 군 입대로 당분간 볼 수 없는 정지훈에 인기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국민 남편 유준상, 신세대 스타 신세경 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조건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영화는 지닌 장점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한다.

'왜'가 없기 때문. 북한 전투기가 왜 침공을 했는지, 북한 쿠데타 세력은 왜 미사일을 쏘려하는지 설명이 없다.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드는 멋진 장면도, 왜 그래야 하는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하는 개연성이 있어야 산다. 장면만 놓고 보면 감탄이 나오는 전투기 액션에 긴장감이 떨어지는 건 그래서다. 한국형 고공 액션을 멋지게 개척했다는 찬사 못잖게 아쉬움이 크다. 1992년 미국 대선에서 쓰인 구호를 빌려 말하면, “바보야, 문제는 스토리야!”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1.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2.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3.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4.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