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신]시민과 함께 하는 을지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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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신]시민과 함께 하는 을지연습

[기고]김광신 대전시 자치행정국장

  • 승인 2012-08-16 14:20
  • 신문게재 2012-08-17 20면
  • 김광신 대전시 자치행정국장김광신 대전시 자치행정국장
▲ 김광신 대전시 자치행정국장
▲ 김광신 대전시 자치행정국장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연합군의 제3차 중동전쟁은 예상을 뒤엎고 6일 만에 이스라엘의 승리로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당시 이스라엘의 인구는 3500만명, 아랍은 2억 5000만명, 그리고 최신식 소련 무기로 무장한 아랍연합군은 이스라엘 군의 50배가 넘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 했는가?

실마리는 이스라엘의 모세 다얀 장군의 성명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 군대는 막강한 신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 무기로 아랍연맹을 깨트릴 것이다.”, “우리는 최신 무기 덕분에 승세를 굳힐 수 있었다. 우리의 최신무기는 바로 국민의 불타는 애국심이었다.”

그렇다. 국민의 애국심은 그 어떤 첨단 무기보다 강력한 무기였던 것이다.

6일 전쟁 당시 세계 곳곳에 나가 있던 이스라엘의 유학생들은 조국의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신속히 귀국한 반면, 이집트 유학생들은 귀국하지 않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된 3400여 년 동안 전쟁이 없었던 기간은 286년에 불과하고 지난 1세기 동안 250여 차례의 전쟁이 발발하여 1억 1000여 만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앨빈 토플러는 “유엔 창설이후 1990년까지 전쟁이 없었던 기간은 단 3주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의 현실은 더욱 절박하다. 세상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남침의욕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6·25 전쟁에서부터 남침용 땅굴,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그리고 최근에는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는 도발과 위협은 갈수록 노골화·지능화 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0일부터 3박 4일간 '을지연습'이 실시된다.

을지연습은 국지도발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위기 관리 연습과 비상상황 발발이후 국가총력전 연습을 통하여 전평시 완벽한 국가비상대비 태세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비상대비 종합훈련이다. 매년 실시하는 이유는 비상대비 계획이 단순히 계획에 그치지 않고 반복 훈련을 통해 국가 안전보장과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을지연습은 평화를 위한 훈련이자, 북한의 대남도발 억제력을 갖는다.

연습기간중 적의 공습을 가상한 민방공 대피훈련을 비롯해서 테러대비 및 혈액확보, 전시직제 편성과 행정기관 소산 훈련 등을 하게 된다. 특히 올해는 민관군 통합방위 태세 확립을 위한 국지도발 대응훈련과 테러 등과 같은 재난상황을 대비한 복합재난대비 훈련을 새롭게 실시한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보면 을지연습이 공무원과 군의 일로만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을지연습을 왜 해야 하는지, 민방공 대피 훈련시 차량을 갓길에 정차하고 대피해야 하는지 등을 숙지하지 못하고 당장의 불편함만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없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전쟁이 100년 만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더라도 마치 내일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대비하라는 말이 있다.

손자병법에 이르기를 한 명이 길목을 지키면 1000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지만, 적을 모르고 나만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 패할 것이며, 적을 모르고 나를 모르면 싸울 때마다 패할 것이라 했다.

교훈을 얻기 위해 역사를 배우지만 교훈 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것을 우리는 과거의 역사와 사실에서 배운다. 평화는 스스로 지키겠다는 의지와 능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도 모든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실전 보다 더 실전과 같은 을지연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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