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지지율 1위인 문재인 후보는 여론조사상 우위를 토대로 굳히기 전략을 통해 결선투표 없는 대선 직행을 노리지만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박준영 후보는 결선투표 성사와 이후 뒤집기라는 대역전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구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문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한때 20%에 육박하던 지지율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책 출간 등 행보에 따라 한 자릿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당내 후보 1위는 유지하고 있다.
지난 13일 리얼미터의 민주당 경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보면 문 후보는 35.1%로 손학규(12.6%) 김두관(8.4%) 정세균(4.6%) 박준영(3.7%)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섰다.
리서치뷰가 지난 10~12일 초반 경선지인 제주ㆍ울산ㆍ강원ㆍ충북 지역에서 유권자 5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도 문재인ㆍ손학규ㆍ김두관 후보가 `1강2중'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에서 문 후보는 35.6%의 지지율을 얻었고, 김두관(14.8%) 손학규(14.4%)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울산도 문재인(32.8%)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손학규(13.2%) 김두관(12.8%) 후보가 2위 다툼을 벌었다. 강원은 문재인(30.8%) 손학규(16.8%) 김두관(11.2%), 충북은 문재인(30.8%) 손학규(20.4%) 김두관(10.8%) 순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은 선거인단을 상대로 한 투표여서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다.
캠프별로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어 지금처럼 선거인단 등록이 부진할 경우 경선 결과가 조직력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문 후보가 여론조사와는 달리 조직력에서 다른 후보를 압도하기는 커녕 일부 지역에서 열세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많아 이변의 가능성은 열려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조직력 면에서 제주는 손학규 김두관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울산은 문재인 김두관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강원과 충북은 손학규 후보의 강세지역으로 꼽힌다. 초반 4개 경선지역에서 문 후보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손ㆍ김 두 후보는 초반 경선에서 문 후보를 앞서면 경선의 변동 가능성을 높여 `문재인 대세론'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손 후보 측은 "2002년과 2007년 경선을 봐도 대세론과 상관없이 초반 경선에서 이긴 사람이 후보가 됐다"며 "현재 손 후보의 상승세를 생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측도 "최근 캠프를 정비하고 심기일전하면서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제주와 울산을 반전과 역전의 기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 김 두 후보는 순회경선에서 문 후보를 이겨 1위에 올라서기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보고 2위를 기록한 뒤 결선투표에서 `반(反) 문재인 연대'를 통해 후보로 선출되는 구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초반 경선지가 문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역이 많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서울ㆍ경기ㆍ부산 등 선거인단이 몰려있고 여론상으로도 문 후보에게 유리한 곳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문 후보는 순회경선에서 50% 이상 득표율을 올려 결선투표 없이 곧바로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문 후보 측은 "범야권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보면 문 후보 지지율이 절반을 넘고 있다"며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선투표를 가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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