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정보화 사회에서 편지는 시대에 뒤떨어진 퇴물일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나 버튼만 누르면 원하는 상대와 통화가 가능하고 인터넷으로 화상채팅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소통 가능한 많은 수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간 상호 간 이해와 소통이 단절되고 소외 상황은 더 극심해졌다.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때다. 이제라도 편리한 소통수단을 모두 걸어 잠그고 편지를 써보는 건 어떨까. 예쁜 편지지나 고급 종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백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몽당연필이면 어떠한가. 진실된 마음만 있다면 악필이어도 무관하다.
최일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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