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생각의 책』은 권위 있는 백과의 혁신을 갖추었지만, 승자의 이야기만을 기록하는 기존의 서술방식을 벗어나고 있다. DNA 구조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크릭과 왓슨이 요절한 여성 과학자 로잘린느의 아이디어를 훔친 이야기나 초기 정부와 산업체, 대학 간 협업을 위해 구축된 인터넷이 광대한 사회기반시설로 자리 잡게 된 이야기, 최신 기술처럼 보이지만 이미 40년 전에 전기 자동차와 휘발유 자동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사소한 생각 하나가 결국에는 우주선을 만들고 새로운 생명을 복제하는 빅 아이디어가 되는 과정을 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대표와 책 전면을 장식하는 초현대적이고 화려한 사진들은 이 책의 장점이다.
과학과 기술 분야의 혁신들은 빅 아이디어와 실험 및 관찰, 앞선 성과물들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유도 전동기, 전기의 발전과 저장 시스템, 제련기술, 바퀴의 발명 등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전기자동차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의 관점은 이처럼 오랜 역사를 통해 이루어진 다양한 분야의 성과물들이 서로 어떻게 관련됐는지를 알아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유윤한ㆍ김소정ㆍ김은영 공동 번역/ 340쪽/5만80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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