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밀렵이 설치는 안타까운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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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밀렵이 설치는 안타까운 현실

  • 승인 2012-08-14 19:00
  • 신문게재 2012-08-15 21면
금강유역환경청이 법정보호 야생동식물 불법포획 행위에 칼을 빼들었다는 소식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밀렵 행위가 설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흔한 야생동물은 물론이고 멸종위기 종 심지어 천연기념물까지 무차별적으로 잡고 있다. 척박한 환경의식, 인간들의 빗나간 보신 욕심과 잔인한 행태가 개탄스럽다.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사회문제화하는 것 중 하나가 밀렵이다. 겨울도 아닌 여름에 금강환경청이 특별 단속에 나선 것은 밀렵 같은 불법포획 행위가 시도 때도 가리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서울 신월동을 공포로 몰아넣은 '뱀 소동'이며, 천연기념물 어름치와 멸종위기 열목어가 매운탕으로 관광객 식탁에 오르는 최근의 사례를 보면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멸종위기 종이나 천연기념물마저 지켜주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의 수치임에 틀림없다.

충청지역에는 산악지형이 많아 야생동물이 서식하기 좋아 밀렵 행위 또한 성행한다. 청양 대치면, 보령 성주면, 부여 외산면, 공주 검상동 등지가 각별한 단속 지역이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강도 있다. 미호천, 유구천, 남대천, 용담댐 하류, 보령댐 상류 지역에도 눈길이 쏠린다. 건강원, 뱀탕집, 지역 마트, 식당 등이 집중 단속 대상인 것을 보면 문제는 역시 몸에 좋다면 물불 가리지 않는 보신문화에 있다.

단속도 단속이지만 희귀동물이 몸에 좋다는 근거 없는 속설의 정체를 밝히고 널리 알리는 등 계도에도 나서야 한다. '야생동물 보신'의 허상을 밝혀 그릇된 보신문화를 바로잡는 게 급하다. 포획이나 섭취가 금지된 야생동물은 그나마 어느 정도 상식을 갖고 있다. 반면 곤충이나 어류, 식물 등의 멸종위기종 상당수는 이름조차 생소하다. 아는 만큼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애정으로 이어진다. 환경보호 교육은 그래서 필요하다.

금강환경청은 지난 가뭄으로 폐사하는 등 위기를 맞았던 멸종위기종 1급 귀이빨대칭이를 보호하기 위해 갖가지 보호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살리려 애쓰는데 다른 쪽에선 무차별적 살육이 저질러지는 현실은 참담하다. 밀렵 같은 살상 행위는 반생명적 범죄라는 점에서 모두의 각성이 요구된다. 생명존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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