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결혼한 A씨는 신혼여행의 기억을 되살리고, 결혼 이후의 또 다른 여행 기쁨을 맛보기 위해 해외로 선택한 것이다.
A씨는 “국내 여행지도 좋지만 해외여행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비용적으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선택했다”고 말했다.
#2. 자영업자 B(42)씨는 경기불황에 따라 얇아진 지갑 사정을 고려, 가족들과 2박3일 캠핑을 떠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보냈다.
인근 마트에서 장을 보는 등 먹거리는 대부분 집에서 준비했기 때문에 비용적으로 부담을 크게 줄인 것이다.
B씨는 “가족들이 캠핑을 좋아하지만 이번 여름휴가 만큼은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었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여름휴가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족이 증가한 반면, 보다 고급스러운 휴가를 보내기 위한 해외여행객 또한 늘어난 것이다.
지난 6월부터 일제히 개장한 서해안 해수욕장의 경우 피서객 수는 지난해 수준을 조금 넘어서고 있지만 주변 식당가의 매출은 신통치 않다.
지난해보다 20~30% 가량 줄었다는게 주변 상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알뜰휴가족이 늘어나면서 인근 횟집 등 식당가 이용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먹거리 등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해 온 피서객이 많다 보니 해수욕장 주변 식당가 등의 매출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해수욕장 인근 상인 사이에서는 “피서객들이 남기고 가는 것은 쓰레기 뿐이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회사원 C씨는 “휴가시즌에 맞춰 한철 장사이긴 하지만 바가지요금이 심한 것도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얇아진 지갑 사정을 고려해 지출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침체를 비웃기라도 하듯 오히려 차별화된 여름휴가를 즐기기 위한 해외여행객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양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여름 성수기인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열흘간 모집한 해외여행객 수를 조사한 결과, 2년 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하나투어의 경우 2010년에 5만560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23.6% 늘어난 6만8700여명에 달하고 있다. 모두투어도 2년 전에 비해 21.8%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주와 동남아지역이 각각 88.0%와 65.6% 증가했으며 유럽지역도 62.6%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알뜰피서족이 증가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휴가를 즐기려는 해외여행객도 늘어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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