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당동 남부대로 방음벽 설치 난항

LH, 자재 선정과정 '우미린' 입주민과 갈등… “특정자재 추가비 감당 어려워”

천안 청당동 우미린 아파트 방음벽 설치가 자재 선정을 둘러싸고 토지주택공사(LH)와 일부 입주자 대표사이에 갈등을 빚으면서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천안시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입주한 천안 청당동 우미린아파트 724세대 입주자들은 인근 남부대로의 교통소음과 분진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해왔다.

권익위는 이에 지난해 2월 시공사인 LH와의 중재 끝에 방음벽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고 대대적인 홍보까지 했다.

당시 LH는 방음벽 설치조건으로 남부대로의 차도부분 포장방식을 저소음 포장에서 일반포장으로 설계변경해 사업비를 절감하는 것으로 비용을 충당키로 했다.

LH는 지난해 9월 말까지 방음벽을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10개월이 넘도록 입주자대표회(방음벽대책위원회)와 자재선정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입주민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입주민들과 LH는 미관을 고려해 70% 감음 효과가 있는 유리로 된 반사형으로 설치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유리를 지탱할 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입주민들은 유리틀 역시 흡입력 0.7이상되는 특정자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방음벽만으로도 충분히 감음 효과를 보여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H는 입주민이 요구하는 특정자재가 비용이 40%가량 추가될뿐 아니라 특정자재 구입시 시공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자재선정위원회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설치될 방음벽은 길이 316m, 높이 12m 가량으로 30억원 이상이 투입될 만큼 대규모 사업이어서 LH도 설계에도 없던 것을 설치해주는 만큼 특정자재 사용으로의 추가비용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H가 입주민들이 요구하는 특정자재를 파악한 결과 국내 5개 회사 가운데 흡입력 0.7이상 되는 회사는 1곳밖에 없어 입주민들의 일방적인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LH 관계자는 “1곳으로 지목된 회사 관계자가 LH를 방문해 자신의 자재를 써달라고 요구했다”며 “유리방음벽과 틀을 따로 시공할 수 없어 거액을 특정회사에 밀어주는 꼴이어서 입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방음벽 대책위 관계자는 “관련법 기준에 맞는 자재를 요구했을 뿐 특정 회사 자재를 요구한 것은 아니다”며“전체 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활동하고 있고 요구만 맞는다면 어떠한 회사 제품도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