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근의 日本견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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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근의 日本견문기

이인구 13ㆍ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정치싸움은 느긋하게 관전, 절전운동엔 온 국민 참여

  • 승인 2012-08-13 18:07
  • 신문게재 2012-08-14 7면
  • 이인구이인구
▲이인구 명예회장
▲이인구 명예회장
필자는 지난 5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규슈의 오이타(大分)지방을 방문했다. 손자ㆍ손녀들의 여름방학을 이용한 가족여행이고 피서휴가차 행각이다.

기온은 대체로 30~31℃로 한국의 찌는 더위 보다는 3~4℃ 아래로 피서에 알맞은 기후였다.

한국은 온통 런던올림픽 열기로 정치, 경제, 사회의 현안문제가 묻히다시피 할 정도로 올림픽 축제가 벌어지고 있을 때지만, 일본의 올림픽 열기는 우리와 같이 뜨겁지는 않았다. 우리가 금메달을 8개 따낼 때 까지 일본은 2개의 금메달로 만족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공영방송에서는 시간마다 올림픽경기를 중계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일본선수가 싸우는 경기만 중계하고 있었으므로 우리나라의 전적은 국제전화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일본사람들은 중국과 한국이 아시아의 체면을 살려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일본선수가 획득한 메달(금ㆍ은ㆍ동) 총 수가 한국의 총 메달 숫자보다 많다는 것을 강조하며 세대교체이후의 일시적인 부진으로 위로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일본선수들은 예의를 잘 지키고 솔직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설령 기량이 월등해 금메달이 유력시 되는 선수가 아쉽게 패하더라도 상대선수에게 패자의 예를 다하고 얼싸안으며 축하를 해주는 광경은 퍽 인상적이었다.

일본 NHK방송 인터뷰에 한 유도선수가 나왔을 때 “당신은 기량 면에서나 경기내용에서 월등했는데 패하고 난 후의 감상은 무엇인가?”

“아니요, 분명히 한국의 상대선수가 한수 위였습니다. 나는 화려한 한판승으로 시종 게임을 이끌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상대선수는 내 기교를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그 선수는 점수위주로 경기를 잘 이끌었습니다. 결국 경기진행과 방어수단 면에서 상대선수가 이긴 것이지요. 일본도 이제는 유도에 대한 자만심을 정리할 때가 왔어요.”

예의바르고 겸손하고 솔직한 큰 선수임에 틀림없다.

올림픽 기간 중에도 일본은 정치, 경제, 사회문제가 매일 톱뉴스가 되고 있었다.

일본집권 연합당 7당(민주당, 공산당, 사회당, 민나당, 오사카유신당, 민사당, 오자와신당)이 복잡한 당파경쟁을 하고 있으며, 연합야당 2당(자유민주당, 공명당)은 보수정당으로서 3년 전에 빼앗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 각축 중에 있다.

한편 각 당에 소속되어 있으나 소위 무당파로서 원자력이용을 반대하는 의원모임에 가입한 의원 76명과 오자와파 32명의 향배에 따라 정치현안의 지각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당면 현안문제란 집권민주당이 5%를 부과하던 소비세를 10%로 증액하자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함으로써 발단된 것이다. 최근 복지문제와 민심수습(선거)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서 집권당은 당내 이론을 무시하고 10%로 증세하는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국민대다수 특히 소시민과 서민들은 소비세 증세에 반대하고 있으며, 야당에서는 무책임론과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몰아부치며 당의 사활을 건 투쟁에 나선 것이다.

야당의 투쟁방법은 책임문책결의안과 내각불신임안을 번갈아 내놓고 궁극적으로는 내각불신임안과 중의원해산(조기선거)으로 연결하자는 전략인 것이다.

따라서 국무총리는 8월 8일까지 올해 안에 국회를 해산하는 공약을 발표하되 그 이후는 기존 대책을 밀고 나간다는 것인데 이 기한이 지났으므로 일본정국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정치 투쟁일변도로 치닫게 되었으며 앞으로 6개월간은 국회가 파행될 공산이 크다. 건곤일척의 대결은 내각책임제 정체 하에서는 5~10년 주기에 한 번씩 일어나는 정치상식으로 통하는 게 일본국민의 느긋한 관전태도다.

정치심판은 주권재민의 국민 몫이라는 회심에 찬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적 감정이 상식이기 때문에 모든 여론기관과 단체들은 논평 없이 객관적인 관망만 하는 것이 우리와는 다른 점이다.

싸움은 집권7당의 일부향배와 무당파 76명의 정치적 향배에 1차적 해결책이 나올 것이며 내년 봄에 있을 중의원 총선거(임기말)에서 마지막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다.

1945년 8월 6일 오전 10시 19분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게 된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투하된 시각이다.

그리고 3일 후인 8월 9일은 나가사키에 2차 원폭이 있던 날이다. 일본에서는 매년 이를 잊지 말자는 기념행사를 해왔는데, 올해는 유달리 이 행사가 격상되어 거행되었다.

원폭투하를 명령한 트루먼 대통령의 아들이 이 행사에 참가해 “부득이한 조치였지만, 원폭피해 일본인에게 사과하러 왔다”고 말했다.

원폭이 투하된 시각에 일본전역에서는 '평화의 묵념'을 울렸다. 행사 집행부는 ①전쟁을 거부하는 평화의 염원 ②원자력 평화이용도 결사반대 ③핵무기의 제조, 보유, 사용을 반대하는 결의문도 채택하였다.

이로써 일본 군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무기 개발기도에 국민적 쐐기를 박은 게 큰 성과라는 칼럼도 볼 수 있었다.

일본의 전기사정은 생각했던 것 보다 안정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52개 원자력 발전소가 거의 반 이상 정지 상태에 있는데도, 시민 생활면에서는 하계 전기 수요기에도 별 동요가 없었다. 전력 예비율은 우리의 3배가량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소위 절전운동에 국민이 자진 협조하는 것도 큰 성과를 보았지만 전기 수요가 많은 공장에 하루에 4시간씩 제한송전을 하고 있었고, 공장들은 이에 정부보조금을 요구하지 않고 순응하고 있었다. 부득이한 공장은 그동안 자가 발전기를 확충하여 공장을 가동 중이라 한다.

한 달 전에 규슈일원에 사상최대의 홍수가 왔다. 산사태가 큰 수해지역이다. 수백 만톤의 토사가 무너져 내린 후쿠오카 근처의 산사태 현장에 대대적인 사방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크레인, 포클레인, 불도저가 수백 ㏊에 이르는 산에 촘촘히 배치되어 공사에 열중하고 있었다. 해가 저물기 전(금년 내)에 준공하기 위하여 급피치로 공사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같으면 피해 조사하는 데 몇 달, 설계하는데 반년, 예산획득과 입찰하는데 반년을 거쳐야 착공이 가능하지 않은가?

국토보전이란 명제를 지키기 위한 일본행정 당국의 손 빠르고 책임 있는 행정집행과 민완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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