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아람 [연합뉴스 제공] |
●런던올림픽 최악의 오심
지난달 31일 신아람(27ㆍ계룡시청)은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졌다. 하지만 진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었다.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명백한 오심으로 억울한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신아람은 1시간 동안 피스트를 떠나지 못한 채 울고 또 울었다. 경기 관계자들에게 끌려나오다시피 피스트에서 내려온 신아람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고, 밤잠을 설치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대한체육회(KOC)는 오심이 전세계적 논란이 되자 국제펜싱연맹(이하 FIE)이 제안한 특별상을 정작 신아람과 대한펜싱협회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수락하는 등 또다시 상처를 줬다.
경기장은 물론, 고국 체육계까지 덩달아 상처를 줬지만 신아람은 좌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검을 쥔 오직 '자신의 실력'으로 '1초 오심'의 상처를 치유하며 세계 펜싱계를 감동시켰다.
신아람은 정효정(28ㆍ부산시청), 최인정(22ㆍ계룡시청), 최은숙(26ㆍ광주서구청)과 함께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 진출했다.
중국에 져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지만 이날 성적은 우리나라 펜싱 에페 단체전 역사상 첫 결승전 진출인 데다 '1초 오심'으로 희생됐던 신아람과 그 동료 선수들이 함께 일궈낸 한국 펜싱의 쾌거였다. 개인전 준결승 오심을 딛고 일어서 개인전 결승티켓의 주인공은 자신임을 세계에 알렸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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