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단속에도 노인들을 상대로 한 사기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는 실정이다.
8일 천안과 공주에서 노인들을 현혹해 가짜 약을 판매해 온 일당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천안서북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된 A(44)씨 등 일당 10명은 지난달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물품 판매장을 차려 놓고 무려 385명의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불가사리로 만든 가공식품을 관절염에 특효가 있는 의약품인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1박스에 2만원짜리를 무려 8배나 부풀려 팔아 왔으며, 시중가 300원 상당의 일반 비누를 태반이 섞인 비누인 것처럼 광고해 수십배 높은 가격에 팔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이 일주일 새 챙긴 돈만 4500만원에 달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주로 고령의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삼았으며, 각설이 공연 등을 보여주며 노인들의 환심을 산 것으로 드러났다.
공주에서도 이날 노인들을 상대로 동일 수법의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공주경찰서에 붙잡힌 B(42)씨 등 3명은 공주시 금성동의 한 시장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노인들을 유인, 2만원 상당의 불가사리 가공식품을 관절염과 혈압 등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인 것 처럼 속여 16만원에 판매해 오다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시장에 온 노인 60여명을 미역ㆍ계란 등의 식품을 싸게 판다고 속여 유인한 뒤 가짜 의약품을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에서는 앞서 지난 5월에도 무료관광을 빙자해 각지의 노인들을 금산군 추부면의 사슴농장으로 유인한 뒤 중량을 속인 녹용을 고가에 판매한 일당이 붙잡혔으며, 당진에서는 천하장사 출신의 전 씨름선수를 앞세워 노인들에게 가짜 만병통치약을 팔아온 대규모 사기단이 적발되기도 했다.
충남에서 올 상반기에 발생한 이 같은 노인 상대 사기 사건만 해도 50건이 넘으며, 130여 명의 사기사범들이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판단력이 약하고 건강에 관심이 많은 노인들의 심리를 악용해 검증되지 않은 식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적인 단속으로 노인을 울리는 얄팍한 상술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종섭·천안=윤원중·공주=박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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