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승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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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다 풀어 놓을 수는 없다. 자연히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욕망.
무서운 이야기들 중에서도 가장 섬뜩한 것은 바로 '현실적'인 이야기다. 귀신이 나오거나 외계인이 나오는 것보다도, 골목길을 누가 쫓아온다거나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남자가 묘한 미소를 짓고 있다거나 하는 쪽이 훨씬 소름이 끼친다. 이 일화들이 '당장 나에게 닥칠 수도 있는 일' 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쾌하지 못한 표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인마들에게 환호하고 열광한다. 외국의 대통령이나 수상의 이름보다 우리는 살인마의 일화를 더 많이 알고 있을 정도다.
『세기의 살인마』에서는 고대부터 자행된 대량 살육ㆍ고문ㆍ독살ㆍ연쇄 살인ㆍ처형 등이 일어나는 상황과 광경을 볼 수 있다. 여러 살인마들의 범행과 삶을 따라가며 이토록 끔찍한 사건들이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일어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단 살인뿐만 아니라 온갖 끔찍하고 추악한, 피 튀기는 이야기들을 모두 드러내어 자신 내부의 어두움 또한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스타북스/김현승 지음/432쪽/1만5000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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