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립본 원저 |
명심보감은 저자와 판본 문제가 복잡한 책 중의 하나다. 국내에는 주로 추적(秋適)이 엮은 것으로 알려진 이 책의 원저자는 중국 명나라 초기의 인물 범립본(范立本)이다. 범립본은 관직에는 나아가지 않고 은둔하면서 후학을 양성하다가 1394년 상ㆍ하 20장으로 『명심보감』을 편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립본의 책은 명나라 때 널리 유통돼 명나라 말기인 1592년에는 천주교 교주인 코보(Juan Cobo)가 서반아어로 번역하기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조선은 물론 일본과 베트남 등에도 전해져 청소년 교육과 인격수양의 책으로 자리를 잡았다. 중국과 문화적 교류가 활발하고 유가적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 말 예문관 대제학을 지낸 추적에 의해 편집되어 더욱 널리 유통됐다.
400여 년의 세월을 묵묵히 지탱해 온 뚝심 있는 『명심보감』은 분명 시대를 뛰어 넘는 보편적 가치를 획득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금언들은 개인의 수양에서부터 가정과 국가를 원만하게 이끌어가고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원칙들이다. 학문에 뜻을 두건 그렇지 않건 간에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이 책만큼 참사람으로 키워내기 위한 훌륭한 지침서는 없으리라고 본다. 글항아리/범립본 원저/추적 엮음/김원중 옮김/216쪽/ 1만2000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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