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拾)은 손 수(扌)에 합할 합(合)을 짝지어 놓은 글자다. 손으로 물건을 “주워” 모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진나라 때 은호라는 사람이 있었다. 중군 벼슬을 지낸 적이 있어 사람들은 그를 은 중군이라고 불렀다. 그는 노자도덕경이나 주역 등을 즐겨 읽었다. 그는 청담한 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다. 그에게는 한강백이라는 외 조카가 있었는데, 그 역시 총명하고 언변이 뛰어났다.
어느 날 은호는 한강백이 다른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그의 말을 자세히 들어보니 그가 말하는 것은 모두 자신의 말을 흉내 내고 있었다. 은호가 듣기에 그의 말 속에는 독창적인 생각이 전혀 담겨져 있지 않고, 남의 말을 그대로 옮길 뿐이었다. 조카의 능력을 믿었던 은호는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이에 은호는 “한강백은 내 이빨 뒤에 붙은 찌꺼기도 얻지 못하였구나(拾人牙慧)” 하고 평하였다. 이때부터 습인아혜는 “남의 말이나 글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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